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공개 경쟁 나선 유튜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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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공개에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유튜버들이 경쟁적으로 영상을 게재하며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전투토끼' 등은 최근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을 경쟁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작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부분과 함께 서로를 저격하는 등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지난 1일 나락 보관소에서는 유명 식당에서 근무 중이라는 가해자 A씨, 2일엔 수입차 판매사에 근무 중이라는 B씨의 신상이 공개됐다. 이후 A씨가 근무하던 식당은 문을 닫았고, B씨는 직장에서 해고 조치 됐다. 해당 영상은 7일 기준 조회수가 각각 200만회, 300만회 이상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후 전투토끼에서 지난 5일 '세번째 가해자'라며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는 남성 C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후 해당 기업에서는 "현재 업무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해 임시 발령 조치를 했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하고 있으며 사실관계에 따라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나락보관소 측은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저를 돕겠다며 가해자들의 신상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건 엄연히 '크로스체크'가 되어야 하는 사건"이라며 "저와 팩트체크 한 번 더 하시고 올리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투토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C씨에 대해 "가해자는 맞지만, 일부 정보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전투토끼는 영상으로 나락보관소의 주장에 반박하며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는데 무슨 명분으로 나머지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나"고 저격했고, 이후 나락보관소와 전투토끼는 경쟁적으로 가해자 신상 공개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밀양에서 네일숍을 운영 중이라고 알려진 여성 D씨가 무고한 피해를 보기도 했다. D 씨는 지난 5일 지역 맘카페에 "저는 밀양 성폭행 사건으로 거론된 인물의 여자친구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마녀사냥으로 아무 상관 없는 제 지인이나 영업에 큰 피해가 되고 있다. 진정서를 제출하고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고 적었다.
피해자의 동의 없이 영상을 제작하면서 사적 제제가 아닌 사적 이득을 위해 밀양 사건 가해자를 공개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조회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시스템이기 때문.또한 피해자 측의 동의 없이 해당 유튜브 채널이 일방적으로 가해자를 공개하며 사회적 공분을 끌어낸 것은 사적 보복을 자행하며 피해자를 향해 2차 가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밀양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5일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2004년 사건 피해자 측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갑자기 등장한 일방적 영상 업로드와 조회 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측은 첫 영상이 게시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영상 업로드된 후 지난 3일 영상 삭제 요청을 했다"고 강조했다.이어 "피해자 가족이 동의해 44명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는 공지에 대해 삭제, 수정할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채널 측이) 정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 측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일방적인 영상 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럽다"고 우려했다.
다만 나락보관소 측은 "'피해자에게 허락을 구했느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대화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주장하는 상태다.
한편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가해자 10명을 기소했고 기소된 이들은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았다. 20명은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나머지 14명은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를 받았다.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아 전과기록이 남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전투토끼' 등은 최근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을 경쟁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작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부분과 함께 서로를 저격하는 등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지난 1일 나락 보관소에서는 유명 식당에서 근무 중이라는 가해자 A씨, 2일엔 수입차 판매사에 근무 중이라는 B씨의 신상이 공개됐다. 이후 A씨가 근무하던 식당은 문을 닫았고, B씨는 직장에서 해고 조치 됐다. 해당 영상은 7일 기준 조회수가 각각 200만회, 300만회 이상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후 전투토끼에서 지난 5일 '세번째 가해자'라며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는 남성 C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후 해당 기업에서는 "현재 업무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해 임시 발령 조치를 했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하고 있으며 사실관계에 따라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나락보관소 측은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저를 돕겠다며 가해자들의 신상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건 엄연히 '크로스체크'가 되어야 하는 사건"이라며 "저와 팩트체크 한 번 더 하시고 올리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투토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C씨에 대해 "가해자는 맞지만, 일부 정보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전투토끼는 영상으로 나락보관소의 주장에 반박하며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는데 무슨 명분으로 나머지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나"고 저격했고, 이후 나락보관소와 전투토끼는 경쟁적으로 가해자 신상 공개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밀양에서 네일숍을 운영 중이라고 알려진 여성 D씨가 무고한 피해를 보기도 했다. D 씨는 지난 5일 지역 맘카페에 "저는 밀양 성폭행 사건으로 거론된 인물의 여자친구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마녀사냥으로 아무 상관 없는 제 지인이나 영업에 큰 피해가 되고 있다. 진정서를 제출하고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고 적었다.
피해자의 동의 없이 영상을 제작하면서 사적 제제가 아닌 사적 이득을 위해 밀양 사건 가해자를 공개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조회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시스템이기 때문.또한 피해자 측의 동의 없이 해당 유튜브 채널이 일방적으로 가해자를 공개하며 사회적 공분을 끌어낸 것은 사적 보복을 자행하며 피해자를 향해 2차 가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밀양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5일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2004년 사건 피해자 측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갑자기 등장한 일방적 영상 업로드와 조회 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측은 첫 영상이 게시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영상 업로드된 후 지난 3일 영상 삭제 요청을 했다"고 강조했다.이어 "피해자 가족이 동의해 44명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는 공지에 대해 삭제, 수정할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채널 측이) 정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 측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일방적인 영상 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럽다"고 우려했다.
다만 나락보관소 측은 "'피해자에게 허락을 구했느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대화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주장하는 상태다.
한편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가해자 10명을 기소했고 기소된 이들은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았다. 20명은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나머지 14명은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를 받았다.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아 전과기록이 남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