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에 장사 없다" 엔비디아 '1일 천하'…시총 3위로 추락

주가 1.1% 하락, 시총 3조달러 아래로

하루 만에 애플에 시총 순위 3위 내줘
애플을 제치고 미 증시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차지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해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공매도가 몰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18% 내린 1209.98달러(약 16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한때 2% 이상 상승세를 보이며 1255.8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4거래일 만에 첫 하락 마감했다.전날 3조 달러를 처음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2조9780억 달러(4088조원)로 3조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시총 순위에서도 하루 만에 애플(2조9820억달러)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이날 0.12% 올라 시총 3조1550억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오는 10일부터 시행되는 주가 10분의 1분할을 앞두고 그동안 급등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 주식에 대한 공매도 역시 꾸준히 몰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금융정보업체 S3 파트너스의 데이터를 인용해 엔비디아에 대한 미결제 공매도 베팅액은 약 34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애플과 테슬라의 공매도를 합친 금액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2일 분기 실적 발표 이후 949.50달러에서 전날까지 2주일 만에 30%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들어선 143% 올랐다. 시총은 1조7000억달러 이상이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올들어 엔비디아 주식을 공매도했던 투자자들의 손실도 200억에 달했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의 공매도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열풍으로 매출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는 10일 주식을 10분의 1로 분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한 옵션 투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20년 테슬라의 주식 분할 당시와 비슷한 모습이다. 베이크레스트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불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4일 엔비디아 옵션이 거래량이 약 2830억 달러에 달했고 애플은 187억 달러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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