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노사 내홍 '점입가경'…"동물 상습 폭행" vs "전부 허구"

노사 내홍 격화
동물 폭행, 탈세 정황도
국내 최대 동물권 시민단체 카라의 노사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조원들의 부당 인사 조처에서 시작된 갈등이 국장급 인사의 동물 학대, 탈세와 배임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노동조합, 회사가 함께 공방을 벌이고 있어 갈등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물권행동 카라 정상화 공대위 등 시민사회단체가 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라 정진경 대표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7일 카라 노조 등에 따르면 최근 카라의 노사갈등이 내부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일반노조 산하 카라 노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전진경 대표 등 카라 사측이 제기된 모든 의혹을 '전부 허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국장의 동물 폭행 묵인과 탈세 의혹에 대해 성실해 소명하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노조가 제기한 문제들은 모두 허위고 검증 없는 카더라식 의혹 제기에 안타깝고 황당하다"며 노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중이다. 카라는 상근 활동가 60명, 후원금 65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동물단체다. 식용개 도살장의 실태를 알리고 '개 식용 금지법' (개의식용목적의사육·도살및유통등종식에관한특별법) 정국을 이끌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활동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불거지며 시민단체 최초로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탈세 정황 묻으려고 동물 폭행 간부 옹호"

카라 노동조합은 최근 카라와 전진경 대표가 '식용개 도살장' 등지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해외 입양을 중개하는 법인 케이케이나인레스큐(KK9R)에게 일감을 몰아주며 조직적으로 탈세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카라가 2021년부터 구조 동물을 해외로 입양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집행비로 KK9R에게 건넨 총 3억 원 중 2억 5000만 원이 개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됐다는 게 근거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카라 노조 법률지원 팀장을 맡고 있는 이선민 변호사는 "KK9R이 차명계좌를 사용한 것은 조세포탈을 위한 고의적 행위로 보인다"며 "KK9R이 21년부터 사업자 통장이 아닌 차명계좌로 돈을 입금받은 불법행위가 가능했던 건 카라가 이를 묵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 과정에서 노조는 전 대표가 탈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카라 내부에서 KK9R 관련 업무를 담당한 A국장의 동물 폭행사실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기도 했다. A국장이 KK9R 관련 지출 결의서 승인자 중 한 사람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전 대표가 국장의 동물 폭행 사실을 감추려고 했다는 것이다.

2016~2018년 카라에서 근무하며 A국장의 동물 폭행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배현주 활동가는 "A국장은 막대, 슬리퍼와 같은 도구로 구조 동물을 분명하게 폭행했고 그 시기나 횟수도 너무나 빈번했다"고 말했다.

카라 노조는 추가로 전 대표가 법인카드를 이용해 820만 원 상당의 골드바를 구매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재정 상황상 장기 근속했던 동물병원 원장과 전 사무국장에게 권고사직을 진행하며 기념품으로 금을 구매했다"고 해명했지만, 골드바 구매 자체가 배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우희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재원(리아) 조국혁신당 당선인 등이 함께 출범시킨 ‘동물권 행동 카라를 걱정하는 시민모임과 공동대책위원회’는 "동물권 보호를 위해 시민들이 모아준 후원금으로 골드바를 구매하는 건 어떤 형태로 사용되었던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반론보도] < 카라, 노사 내홍 '점입가경'…"동물 상습 폭행" vs "전부 허구" > 관련

본 신문은 지난 6월 7일자 사회면에 < 카라, 노사 내홍 '점입가경'…"동물 상습 폭행" vs "전부 허구" >라는 제목으로 국장급 인사의 동물 학대, 탈세와 배임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적시했습니다.이에 대해 카라는 "동물 폭행 의혹은 사실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현재까지 폭행과 관련한 사실관계가 입증된 바 없으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해야 진실을 알 수 있는 내용이고, 골드바의 경우 내규에 따라 권고사직 위로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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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