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축구대표팀, 마쉬 감독 데뷔전서 네덜란드에 0-4 완패

한국 사령탑 후보였던 마쉬 "우리 목표는 2년 후…성장하려면 강팀과 붙어야"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사령탑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가 결국 캐나다 지휘봉을 잡은 제시 마쉬 감독이 데뷔전부터 쓴맛을 봤다. 마쉬 감독이 이끄는 캐나다 축구대표팀은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스타디온 페예노르트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후반 5분 멤피스 데파이(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선제골을 내준 캐나다는 7분 후 제레미 프림퐁(레버쿠젠), 13분 후 바우트 베흐호르스트(호펜하임)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무너졌다.

후반 38분에는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명문 리버풀의 핵심 센터백 버질 판데이크까지 득점에 가담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네덜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의 세계적 강호다.

캐나다는 49위다.

네덜란드의 우세가 예상된 경기였고, 실제로 캐나다가 크게 밀렸다. 0-4라는 점수를 제외하고도 슈팅 수(6-20), 유효슈팅 수(2-11), 공 점유율(39%-61%)까지 열세를 보이지 않은 지표가 없었다.

이 경기는 마쉬 감독의 캐나다 대표팀 데뷔전이었다.

마쉬 감독은 전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모든 측면에서 조직력을 갖출 거다. 상대가 공을 가지고 있으면 계속 불편하게 만들 것이고, 실수를 유발하겠다"고 밝혔으나 계획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일간 캐네디언프레스에 따르면 마쉬 감독은 경기 후 "우리의 최종적인 비전과 목표는 지금으로부터 (북중미 월드컵이 펼쳐지는) 2년 후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경기에 네덜란드, 두 번째 경기에 프랑스와 맞붙는 게 (내 입장에서는) 마냥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쩌겠나.

우린 팀으로 성장해야 하고 이런 상대와 맞붙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오는 9일 프랑스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마쉬 감독은 지난달 초중순까지만 해도 한국 축구를 이끌 사령탑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직접 만나 연봉 등 세부 계약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쉬 감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이끌며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지휘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잘츠부르크에서 한국 대표팀 주축 공격수인 황희찬(울버햄프턴)과 함께한 인연도 있다.

정해성 위원장은 지난달 마쉬 감독과 영국 런던에서 직접 만나 면담까지 마쳤으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연봉을 비롯한 세부 조건을 놓고 양측의 입장차가 컸던 걸로 전해진다.

축구협회가 고려하는 차기 대표팀 감독의 연봉은 세금을 제외하고 150만∼200만 달러(약 20억5천만원∼27억3천만원) 수준인 걸로 알려졌다.

마쉬 감독은 직전에 지휘한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350만 파운드(약 60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캐나다축구협회는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에 참가하는 캐나다 3개 팀(몬트리올, 토론토, 밴쿠버)의 구단주들로부터 지원을 끌어내며 마쉬 감독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