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대가?…"러 최대 기업 손실 10년간 회복 불능"

인구 줄어드는데 전쟁이 웬말…"실존의 문제에 직면한 푸틴"
바이든 "우크라, 美무기로 모스크바나 크렘린궁 공격은 안 돼"
사진=AFP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이 입은 손실이 향후 적어도 10년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오는 2035년까지 가스프롬의 유럽향(向) 수출 규모는 전쟁 전 수준의 3분의 1인 연간 500억~750억입방미터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한 글로벌 연구기관이 가스프롬 경영진의 의뢰를 받아 작년 말 작성한 151쪽 분량의 보고서를 입수했다.해당 보고서는 "가스프롬과 러시아 에너지 산업 전반에 대한 서방의 제재의 주요 결과물은 수출 물량의 축소"라며 "(이 감소분은) 2035년 전까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19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2020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적시했다. 가스프롬은 중국과의 프로젝트(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가 수출 부족분의 대안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보고서는 중국향 수출 규모도 500억입방미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엔 중국 측의 가격 흥정 등을 이유로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전방위적 위기에 가스프롬은 정부에 국내 가스 가격을 자유화하거나 보조금 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크레이그 케네디 전 부회장은 "최근 가스프롬이 러시아 정부에 '우리가 정부에 자금을 지원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정부가 우리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근 몇 년 사이에 러시아의 인구가 급감함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등에 따르면 개전 이후 현재까지 최소 15만 명의 러시아인이 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한 국민들도 100만 명을 웃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러시아 출생아 수는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쟁터와 근접한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보다 더 큰 폭으로 출생아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지원받은 무기를 러시아와의 국경 인근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200마일(약 321km) 안까지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모스크바나 크렘린궁을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가 수세에 몰리자 방어 목적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일부 허용한 바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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