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의심' 섞인 산유국의 꿈…국운에 팽팽한 여론 [신현보의 딥데이터]

빈살만 방한 때보다 소셜 관심 약 10배
부정어 48.6% vs 긍정어 46.7%
사진은 기사와 무관. 울산광역시 앞바다 남동쪽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해상 광구 동해-1 가스전을 뒤로 해가 뜨고 있다. /사진=한경DB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빅데이터에서 관련 언급량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22년 방한했을 당시보다 10배를 웃돌 정도다.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기대감도 큰 한편,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큰 것으로 파악된다.

여론은 팽팽

7일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6월 1주차 '석유'의 소셜(인스타+블로그+뉴스+트위터 총합) 언급량은 전주 대비 13배 뛴 2만7440건으로 집계됐다.과거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당시인 2022년 11월 3주차 소셜 언급량은 2486건이었다. 당시에도 불경기 속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및 기업과 26개 사업에 대해 투자·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기대가 컸던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당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산유국'을 향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는 평가다.

이주 석유와 관련된 소셜 긍부정어를 살펴보면 상위권에는 '안정적', '세계적', '최고' 등 긍정적인 키워드가 대거 포함됐다. 과거 남미 가이아나가 석유 생산 후 경제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폭풍성장'하는 등 사례로 미루어 기대를 모은 것이다. '심하다'는 바다를 뜻하는 '심해'를 잘못 인식해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6월 1주차 석유 관련 긍부정어. /출처=썸트렌드
6월 1주차 석유 긍부정어 비율. /출처=썸트렌드
다만 '어이없다', '폐업' 등 부정적인 키워드도 상위권에 포진하면서 이번 프로젝트 성공률을 20%로 예측한 심해탐사 전문기업 액트지오를 향해 회의적인 시선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석유 관련 부정어 비율은 48.6%, 긍정어는 46.7%로 긍부정 비율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도 팽팽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당과 야당도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번 카드를 꺼낸 시점과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일대 심해 탐사 사업에 대해 가망이 없다고 결론 내렸던 점에 주목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을 쏟아붓고 결국 국민 절망시킨 부산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 지지율 20%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기획된 '국면전환 정치쇼'에 국민이 희망의 널뛰기를 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의 국면 전환용 쇼에 국민 혈세 최대 1조 원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을 간과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희소식 앞에 민주당은 유독 재를 뿌리기 바쁜 것 같다"고 저격했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대한민국 발전을 저주하는 고사를 지내는 듯하다"며 "국가의 미래가 달린 석유·가스 개발에 모든 당력을 집중해 비난하는 건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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