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실 손님 받아 月2000만원 벌더니…신촌 모텔촌 '천지개벽'

대실 영업 대신 ‘외국인’ 학생·관광객 더 묵는다

폐업 직전 신촌·홍대 모텔촌
팬데믹 이후 호스텔 등으로 새단장
지난해 12월 모텔에서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 호스텔로 전환한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 한 숙박시설. / 사진=최해련 기자
코로나19 사태 당시 폐업 직전까지 몰린 서울지역 모텔들이 외국인을 겨냥한 다인실 위주 게스트하우스와 호스텔로 전환하고 있다. 신촌 등 대학가에 있는 모텔들이 과거의 ‘대실 비즈니스’를 접고 젊은 외국인 여행객을 겨냥한 숙박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7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서울의 여관·모텔 사업자는 1469명으로 5년 전인 2019년 3월(2058명)보다 589명 줄었다. 펜션·게스트하우스 관련 사업자는 같은 기간 604명에서 1492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되살아난 점이 펜션·게스트하우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젊은 외국인이 주로 찾는 신촌과 홍대 일대 숙박시설들이 발 빠른 변신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7번 출구 인근의 호텔M은 작년 12월 가온신촌호스텔로 새로 단장했다. 바로 옆 고구마호텔을 사들여 골든힐이라는 커뮤니티 중심의 호스텔로 시설을 리모델링했다. 인근 C게스트하우스도 최근 바로 옆에 있던 G모텔을 사들여 모텔과 게스트하우스를 겸업하고 있다. 숙박업계 관계자 A씨는 “인테리어 공사를 해 게스트하우스 느낌으로 모텔을 개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모텔이 대실보다 숙박 영업에 치중하거나 내부 구조를 아예 바꾸면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찾고 있는 셈이다. 엔데믹 이후 관광호텔은 객실 가동률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중저가 숙박시설은 여전히 경기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G모텔 관리자 B씨는 “20개 객실을 대실 영업으로 가동하면 월 2000만원을 버는데 코로나19 이후 수입이 크게 줄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학생이나 관광객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정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숙소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 취향을 겨냥해 시설을 고급화하는 모텔도 있다. 김진한 대한숙박업중앙회 서대문지회장(창천동 호텔스프링21 사장)은 “모텔들이 내국인 수요로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며 “외국인 고객 비중이 코로나19 전 대비 30~40% 가까이 늘어난 만큼 호텔식 침구류를 들이고 부대시설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모텔의 개선을 통해 도심 내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서울시가 목표로 삼은 관광객 3000만 명을 다 수용하기에는 시설이 부족하다”며 “기존 시설을 관광숙박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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