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7590t '화성 로켓' 귀환 성공…다음 목표는 '우주 급유'

스타십, 지구 궤도 65분 비행

'100명 탑승' 사상 최대 크기 로켓
우주선 인도양, 로켓 멕시코만 착수
스페이스X, 3전4기 끝에 성공

화성 가려면 더 많은 짐 실어야
우주 급유 필수…연내 시험 진행
2026년 달 착륙선 사용 목표
적재량 늘린 스타십2 개발 추진
미국 민간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이 네 번 만에 지구 궤도를 비행한 뒤 바다에 착수(着水·스플래시다운)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인류는 한꺼번에 100명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우주 교통수단을 보유하게 됐다.

과학계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머스크 CEO의 ‘화성 드림’이 결실을 보려면 우주에서 에너지를 보급하는 ‘우주 급유’, 비행선 적재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스타십2’ 등의 프로젝트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스타십 우주선·슈퍼헤비 안정적 착수

7일 스페이스X에 따르면 스타십은 현지시간 6일 오전 7시50분(한국시간 6일 오후 9시50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자체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됐다. 스타십은 머스크 CEO가 달과 화성에 인류와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 아래 수년간 개발해온 우주선이다. 총 2단부로 구성된 이 로켓은 ‘슈퍼헤비’라는 이름을 가진 1단부 위에 ‘스타십 우주선’으로 불리는 2단부를 얹은 모양새다.스타십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로켓 가운데 가장 크다. 길이가 120m로, 아파트 40층 높이와 맞먹는다. 내부에 150t까지 적재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스타십은 지구 중력을 뿌리치고 날아오르는 추력이 무려 7590t에 달한다. 5명 내외의 우주인만 탑승할 수 있는 기존 로켓과 달리 한 번에 1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스타십은 발사 2분41초 후 고도 77㎞에서 전체 2단 발사체의 하부 로켓이 순조롭게 분리됐고, 15분 만에 대기권 밖 우주로 솟구쳤다. 이후 약 220㎞ 고도에서 시속 2만6000㎞ 내외로 지구 궤도를 총 65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십 우주선은 인도양의 목표 지점에 낙하하는 데 성공했고, 먼저 분리돼 떨어진 슈퍼헤비는 멕시코만에 착륙 연소와 부드러운 착수를 실행해 핵심 목표를 달성했다. 머스크 CEO는 X(트위터)에 “스타십이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역사적 성취를 이룬 스페이스X팀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NASA “화성에 한 걸음 더 가까워져”

스페이스X는 스타십 발사를 거듭할수록 향상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1차 시험 발사에서 2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발사 4분 만에 공중 폭발했으나 같은 해 11월 2차 발사에선 2단 로켓 분리와 33개 엔진을 전부 점화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어 올 3월 3차 시험비행에서 스타십은 48분간 비행하며 궤도 도달에 성공했다.우주 비행 후 첫 재진입, 화물 운송에 필요한 페이로드(적재함) 문 개폐, 추진제(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의 우주선 내 이송 등 새로운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문제는 해상 착수였다. 2단 스타십 분리 후 슈퍼헤비가 하강하는 과정에서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스타십도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자세 제어에 실패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

이번에 이뤄진 4차 시험 비행에선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착수해 기술적 결함을 대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발사 간격이 짧아진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1차 발사 후 2차 발사까지는 7개월, 이어 3차 발사까지는 4개월, 4차 발사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일론 머스크의 넥스트 스텝은

본격적인 화성 이주를 위해서는 수백 대의 스타십과 이를 운용하기 위한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 변수가 없다면 내년까지 스타십 발사대 겸 회수대인 ‘메카질라’가 4~6대가량 만들어질 예정이다.우주 급유 시험도 이르면 연내 시험 발사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0월 “우주 궤도에서 급유가 가능하면 지구에서 더 많은 짐을 싣고 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료를 실어야 할 공간에 사람을 태울 수 있다는 얘기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7일 스페이스X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인류가 화성에 가기 위해선 한 번에 더 많은 무게를 우주로 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시카 젠슨 스페이스X 고객 운명 담당 부사장은 “(아르테미스 임무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열 번의 급유 비행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적재량을 높인 스타십2 개발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 스타십2는 200t의 중량을 회당 200만~300만달러의 저렴한 비용으로 수송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십의 속도로 화성까지는 26개월이 걸리는 만큼 한 번에 가능한 많은 적재량을 소화해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머스크 CEO의 판단이다.

스타십은 2026년 9월로 예정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 투입돼 달 착륙선으로 사용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우주비행사 두 명이 탑승한다. NASA는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타임라인은 2050년 이후까지 이어진다. 화성에 100만 명을 이주시키는 시점이 2050년이다. 그 이후엔 태양계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대를 위한 준비가 이뤄질 전망이다.빌 넬슨 NASA 국장은 X를 통해 “스타십의 성공적인 시험 비행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아르테미스를 통해 인류를 달로 돌려보낸 뒤 화성으로 나가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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