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성공률 20%는 높은 수준…탄화수소 발견 못한 건 리스크"

美액트지오 고문 기자회견

"세계 최대 유전 가이아나도
시추 전 성공 확률은 15~16%
불확실성 없앨 방법은 시추뿐"

액트지오 본사 신뢰성 논란에
"전문가들 전세계 흩어져 일해"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제반 요소를 갖췄다”며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뉴스1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0~25년간 최대 발견인 가이아나 유전의 성공 확률은 15~16%였다”며 “동해는 가이아나와 지질학적 특성은 다르지만 매장 구조는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인 액트지오는 최근 한국석유공사와 호주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에너지가 2012~2021년 뚫은 시추공 세 곳을 분석해 실패 원인을 찾아낸 뒤 이번 ‘대왕고래 프로젝트’에서 일곱 개 유망구조를 도출해냈다. 액트지오는 이들 유망구조에서 35억~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번 사업의 내용과 회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5일 한국을 찾았다.▷석유·가스의 매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뭔가.

“매장에 필요한 돔 구조(트랩)와 유기물이 쌓이는 근원암, (기둥과 뚜껑 역할을 하는) 저류암, 덮개암 등 석유·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네 가지 요인이 모두 존재함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개발의 리스크 요인은 뭔가.“기존에 뚫은 주작, 홍게, 방어 등 세 곳의 시추공에서 경제성 있는 규모의 탄화수소(석유·가스)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찾지 못한 점은 리스크일 수 있다. 리스크를 없애는 마지막 방법은 시추다.”

▷20%의 탐사 성공률은 높은 수치인가.

“매우 높은 가능성을 의미한다. 지난 20~25년간 발견된 유전 중 가장 큰 가이아나 리자의 성공 가능성은 15~16%였다.”▷탐사 성공률을 높게 평가한 근거는.

“오해하면 안 될 부분이 20%의 성공 가능성은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만약 유망구조를 딱 하나만 도출했다면 시추까지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 성공률이 갖는 의미는 다섯 개 유망구조를 시추했을 때 한 개에서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일곱 개 유망구조를 도출했고 해당 프로젝트의 2단계에 있다.”

▷자택을 본사로 쓰는 등 액트지오란 회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있다.“액트지오는 시추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분석 회사다. 저희 같은 컨설팅회사에 필요한 요소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뿐이다. 미국 휴스턴 본사 인력은 3~5명뿐이지만 업계 최고 전문가 14명이 영국 뉴질랜드 브라질 등 세계에 흩어져서 협업한다. 이런 업무 형태는 우리 업계 표준이다.”

▷다른 나라도 시추 성공이 아니라 매장 가능성만으로 대통령이 시추 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사례가 있나.

“대통령이나 장관이 발표하는 경우도 흔하다. 버락 오바마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각각 이스트코스트 지역과 극지방 탐사를 직접 발표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호주 우드사이드는 철수했었는데.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 우드사이드는 2021년 3~5월 시행한 탐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1월부터 분석을 시작했지만 두 달 뒤인 3월 돌연 철수 의사를 밝혔다. BHD와의 합병 문제로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액트지오는 석유공사의 대륙붕 탐사 데이터와 우드사이드의 심해 탐사 데이터를 포함한 울릉분지 전체 해저지도 자료를 토대로 가능성을 분석했다.”

▷추정 매장량의 차이(최소 35억 배럴~최대 140억 배럴)가 크다.“추정 매장량을 판단할 때는 해당 지역 암석의 질도 고려한다. 140억 배럴이라는 수치는 구조 내에 담겨 있을 석유와 가스의 최대 수치다. 불확실성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시추를 하는 것이다.”

정영효/이슬기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