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값 올인' 해외와 달리…韓 LCC는 서비스 강화

韓 수화물 1개까지 돈 안받고
중장거리 갈땐 기내식도 무료

美·유럽은 '무한 최저가 경쟁'
< 북적북적 > LCC 탑승객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수하물을 부치고 있다. /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가 태어난 곳은 미국, 유럽, 호주 등 하나같이 땅이 넓어 육상 교통이 어려운 국가였다. ‘Low Cost Carrier’란 이름 그대로 싼값에 이동하는 수단이다. 1967년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최초의 LCC다.

대다수 LCC의 운영 초점은 여전히 가격에 맞춰져 있다. 부가 서비스에는 전부 돈을 물린다. 체크인을 모바일이 아니라 공항 카운터에서 할 때도 그렇고, 수하물 하나하나 추가 비용을 받는다. 아무런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고속버스보다 싸게 이동할 수 있지만, 대형 항공사 같은 서비스를 하나하나 챙기다 보면 전체 운임은 껑충 뛴다.대신 티켓 값은 저렴하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매주 수요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공항에서 네바다 라스베이거스공항까지 운영하는 항공편(460㎞)의 편도 가격은 69달러(약 9만4000원)다. 사우스웨스트항공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으로 갈 수 있는 여행지를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설립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대표 LCC인 라이언에어는 한술 더 뜬다. 다음달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오스트리아 빈 등 유명 관광지 10여 곳으로 향하는 항공편의 최저가를 16.99유로(약 2만5000원)로 책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을 최대한 낮춘 덕분에 지난해 1억8690만 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었다”며 저가 정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에 LCC가 생긴 건 2000년대 들어서다. 지금은 사라진 한성항공(2003년)이 1호였다. 2005년부터 제주항공이 등장하는 등 LCC가 잇따라 설립되면서 9사 체제가 됐다.경쟁이 심화하자 한국에서 LCC는 미국 유럽 등과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대면 체크인에도 돈을 받지 않고, 대부분 수화물도 1개까진 무료다. 유럽 미국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에는 무료 기내식도 준다. “한국 LCC는 새로운 형태의 대형 항공사(FSC)”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10~20년 전 이마트가 ‘한국형 대형마트’를 표방하며 세계 최대 창고형 마트인 월마트와 카르푸를 몰아낸 것처럼 ‘한국형 LCC’도 시장에 안착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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