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 칼부림에 행인들 비명…광주 유흥가 살인 사건 배경은

첨단지구 상권 부활 후 이권 갈등
경찰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흥업소 접객원 알선업자(보도방 업주)들 간 '영역 다툼'이 행인들로 붐비던 금요일 저녁 도심 번화가의 칼부림 살인으로 이어졌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A씨(58)는 광주 주요 번화가인 첨단지구에서 유흥업소에 접객원을 공급하는 '보도방'을 운영해왔다.첨단지구는 2000년을 전후로 조성된 광주의 신도심 중 가장 먼저 쇠퇴기를 겪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빠른 속도로 되살아난 상권이다. 이에 유흥업소 접객원 수요도 급격히 늘었고, 이는 보도방 업계 내부의 신구 세대 간 이권 다툼으로 번졌다.

A씨는 상권 쇠퇴기에도 첨단지구에 남았던 기존 보도방 업주 중 한명이었다. A씨의 흉기에 숨지거나 다친 B씨 등 40대 남성 2명은 첨단지구 상권 부활 이후 등장한 보도방 업주들의 구심점에 서 있었다.

이들은 지속 알력 다툼을 벌여왔는데, B씨 등은 A씨와 같은 기성 세력의 독과점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부 유흥업소가 성매매를 하며 이를 알선해온 자들이 있다"는 식의 허위 신고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무리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A씨는 사건 당일 퇴폐 영업 근절 집회에 참여한 업주 40대 B씨 등으로부터 "그 나이 먹고 지금껏 아가씨 장사나 하느냐" 등 조롱을 당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A씨의 흉기 난동에 금요일 저녁을 맞아 북적이던 첨단지구 유흥업소 밀집 거리는 행인들의 비명으로 가득 찼다. 사건 이후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살해할 의도까지는 없었다"면서도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번화가 한복판에서 예정된 집회를 앞두고 이해 당사자 간 칼부림으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위를 분석하는 한편, 범죄 예방 정책의 보완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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