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과 형태 다른 돌로 왕릉 복원 논란에 경주시 수정키로

문화재 자문위원 기술지도 회의서 지적…시, 공식 의견서 오면 반영
경북 경주 헌강왕릉 복원·정비에 원형과 형태가 다른 돌이 시공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경주시가 문화재 자문위원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하기로 했다. 9일 경주시에 따르면 문화재 자문위원들은 최근 경주 남산 헌강왕릉 복원·정비 현장에서 기술지도 자문회의를 열어 봉분 주변을 둘러싼 석물인 호석과 갑석을 살펴보고 의견을 나눴다.

호석은 봉분이 유실되지 않도록 아래쪽을 감싼 석물이고, 갑석은 돌 위에 뚜껑처럼 덮은 돌을 가리킨다.

경주시 관계자는 "위원들이 애초 제시한 것과 달리 갑석이 만들어졌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위원들은 갑석 단면이 불룩하게끔 수치를 제시했지만 비교적 평평하게 제작됐다는 취지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시는 위원들이 공식적으로 자문의견서를 보내오면 반영해 재시공하거나 수정할 계획이다.

앞서 이진락 경주시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헌강왕릉과 정강왕릉 등 두 왕릉의 갑석 형태가 원래 형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원래 갑석은 단면이 지붕처럼 불룩해 물이 바깥으로 잘 흐르게 돼 있으나 새로 시공된 갑석은 평평하다는 것이다.

현재 정강왕릉 정비·복원은 끝났고, 헌강왕릉 정비·복원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의원은 "갑석 단면이 평면이면 봉분에 흐르는 물이 안쪽으로 스며들어 호석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갑석을 다시 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