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믹스·뉴진스…게임업체 '걸그룹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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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크래프톤 유연한 IP 전략정보기술(IT) 업체들이 줄줄이 여성 아이돌과 손을 잡고 있다. 크래프톤, 넥슨 등 국내 게임사뿐 아니라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도 걸그룹을 앞세워 젊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IT업계 지식재산(IP)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Z 마케팅으로 팬층 확보
넥슨은 지난 8일 축구 모바일 게임 ‘FC모바일’의 4주년 기념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선 JYP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엔믹스가 주인공이 됐다. 넥슨은 엔믹스가 등장하는 청춘 드라마 콘셉트로 영상 일곱 편을 제작했다. 이 회사는 2021년 모바일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지수를, 2019년 PC 총쏘기 게임 ‘서든어택’에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청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크래프톤도 아이돌을 게임에 등장시키기로 했다. PC·콘솔 총쏘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에 하이브 걸그룹인 뉴진스를 활용한 콘텐츠를 오는 12일 출시하기로 했다. 미국 나이언틱도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의 홍보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에스파와 손을 잡았다. 카리나, 닝닝 등 에스파 멤버들(사진)이 현실과 온라인을 오가며 포켓몬 캐릭터를 탐색하는 영상을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여성 아이돌에 빠진 건 게임사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에 K팝 전용 팬 커뮤니티인 K-팝 호텔을 운영한다고 9일 발표했다. 호텔 콘셉트에 맞춰 층별로 아이돌이 입주해 뮤직비디오, 아트월 등 콘텐츠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K-팝 호텔의 첫 입주자로 에스파와 이프랜드 자체 아이돌인 이프랜디스를 낙점했다. 둘 다 걸그룹이다.
브랜드 이미지에 각별히 신경 쓰는 애플도 지난해 3월 애플스토어 강남점을 열면서 뉴진스 청음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SNS에서 뉴진스를 언급하기도 했다.IT업계가 걸그룹과 협업하는 것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여성 아이돌은 10~30대 남녀로 젊은 팬층이 고른 편이다. 여성 위주 팬이 많은 남성 아이돌보다 수요층이 넓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