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난제 '미아동 구릉지'…최대 25층 아파트 단지로

지형단차 심한 미아동 791의 2882 일대
고도지구 규제 완화·테라스 하우스 등 적용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 단지 들어서나
지난 7일 오후 서울 수유동 강북구청에서 ‘미아동 791-2882번지 일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오유림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 수유동 강북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강북구 미아동 791의 2882 일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 모여든 주민들은 강당 앞에 놓인 재개발 미니어처 모델을 손으로 가리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미아1동에서 35년 동안 살았다는 주민 정신태 씨(67)는 “높이 편차가 심한 미아동 구릉지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촘촘하게 놓인 아파트 모형을 한참 쳐다봤다. 이날 설명회에는 주민과 시·자치구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수유동 강북구청 대강당에서 주민설명회가 시작되기 전 주민 정신태 씨(67)가 재개발 대상지 미니어처 모형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오유림 기자
서울시는 이날 재개발 대상지에 최초로 고도지구 규제 완화를 포함한 신통기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강북권 대개조를 통해 ‘강북 전성시대’를 연다고 발표한 뒤 제시한 강북권 신통기획 모델이다. 신통기획은 재개발을 막 시작하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시·구·주민이 ‘한 팀’으로 작업하는 방식이다. 규제 완화 작업과 동시에 도시계획 구상안을 주민들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재개발 작업 시작까지의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형 단차가 커 경사가 지고 노후화한 미아동 일대의 모습. /사진=서울시
대상지는 강북구 끝자락에 위치한 북한산의 연장선인 협곡 형태의 지형이다. 최대 57m까지 벌어지는 지형 단차를 따라 노후화한 저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찬 곳이다. 인근에 20층 이상 아파트 대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재개발 기대감 속에 주민들의 실 주거생활은 열악하다는 평가가 나온 장소다.
서울 미아동 791-2882번지 일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조감도. /자료=서울시 제공
이곳은 북한산 고도지구 제한을 받아 재개발하더라도 역세권 지역을 따라 최고 28m, 약 9층 높이까지만 올릴 수 있었다. 시는 해당 규제를 평균 45m 범위 수준으로 완화해 최대 25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작업 과정에서 계단식 형태의 테라스 하우스 계획을 적용하는 등 용적률 164%에서 24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입주 세대도 기존 약 1700세대에서 2500세대 이상으로 늘린다.
서울 미아동 791-2882번지 일대 재개발 대상지역 위치도. /자료=서울시 제공
이와 더불어 북한산 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통경축 1개소 이상을 두고, 대상지 내 동서 간 14m 이상의 연결 도로를 두는 등 효율적인 교통 환경을 조성한다는 설명이다. 대상지 인근 삼양동에서 17년 넘게 거주 중인 임주희 씨(46)는 “지역이 낙후돼 불법 주차 문제가 많았다”며 “심지어 119구급차 진입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는데 한시름 놓게 됐다”며 안도했다.이번 도시계획 과정에 참여한 신통기획가(MP)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미아동 구릉지는 도시계획 분야의 최대 난제”라며 “최대 하루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달리 오랜 기간 입체적으로 땅을 들여다보고 사업성과 공공성을 모두 잡아 정비사업의 새 길을 열게 됐다”고 했다. 심소희 서울시 신속통합기획팀장은 “곧 확정 고시를 내고 본격적으로 재개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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