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고수익…'타락 천사'의 아찔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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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등급 채권에‘폴른 엔젤(타락 천사)’로 불리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름처럼 투자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강등된 채권에 투자하는 ETF를 말한다. 투자자 사이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고수익 채권이 인기를 끄는 데 따른 영향이다.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6일 기준 ‘아이셰어즈 폴른 엔젤 USD 본드’(FALN)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2.2%를 기록했다. 또 다른 폴른 엔젤 ETF인 ‘반에크 폴른 엔젤 하이일드 본드’(ANGL)도 이 기간 10.58%의 수익을 냈다. 이들 ETF는 미국 내 폴른 엔젤 등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 채권 ETF다.하이일드 스프레드(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와 하이일드 채권 금리 차이)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하이일드 채권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5일 기준 하이일드 옵션 조정 스프레드(OAS)는 3.2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대에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하는 ETF 인기
'아이셰어즈 폴른 엔젤…'
1년간 12.2% 수익률
신용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 주의해야
월가에서는 하이일드 채권 중에서도 투자등급에서 강등된 폴른 엔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크리 에반스 모닝스타 분석가는 “기관투자가는 내부 규정으로 이런 등급의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둘 수 없어 투매에 나섰다”며 “폴른 엔젤이 저평가된 만큼 금리가 떨어지면 다른 채권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인대체분석사협회(CAIAA)가 2019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US 하이일드 폴른 엔젤 3% 캡드 인덱스’에 편입된 채권이 다른 하이일드 채권에 비해 평균 1.5%포인트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회복되면 신용등급이 올라가 자본 이득도 취할 수 있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FALN, ANGL 등 폴른 엔젤 ETF의 수익률이 각각 올해 미국 전체 채권 지수를 평균 3.5%, 국채 지수는 9.3% 웃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도 “폴른 엔젤 ETF 지수인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US 하이일드 폴른 엔젤 3% 캡드 인덱스가 최근 10년간 연 7.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테판 라이플리 블랙록 아이셰어즈 채권 ETF 공동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폴른 엔젤의 약 25%가 투자 등급으로 돌아간다”면서도 “하지만 투자등급으로 돌아가지 않고 신용등급이 계속 하락한다면 회사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하이일드 채권에 비해 폴른 엔젤 채권의 듀레이션이 긴 만큼 이자율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의 듀레이션이 길면 금리 변화에 따른 채권 가격 변화 폭이 커진다. FALN의 듀레이션은 현재 4.88년이지만 하이일드 ETF인 ‘아이셰어즈 브로드 USD 하이일드 회사채’(USHY)는 3.33년 수준이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