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기차 '투트랙 전략'…中 공장은 수출, 美는 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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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생산 EV5, 아·태 등 해외 조준기아가 중국 공장을 수출 거점으로 삼고, 미국 공장은 내수 공략에 초점을 맞추는 해외 전기자동차 ‘투트랙’ 생산에 나섰다.
美 EV9, 보조금 받고 북미 공략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플래그십 전기차 EV9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EV9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경기 광명 공장과 병행 생산하는 전략이다.EV9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전월 대비 39% 늘어난 2187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기아 미국 전기차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127.1% 증가한 7197대로 역대 월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1~5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점유율도 11.2%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EV9은 99.8㎾h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501㎞로 기아 전기차 중 가장 길다. 첫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도 현지 인기 요인이다. 기아 관계자는 “EV9 미국 조지아 공장 생산은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고, 북미 시장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중국 옌청 공장에서 생산하는 EV5를 지난달부터 태국과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아·태 지역을 시작으로 중동 국가를 공략하는 수출 기지로 삼을 계획이다.기아는 EV5를 올해 3만 대 이상 생산, 1만 대 이상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V5는 가동률이 떨어진 옌청 공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옌청 공장 세 곳의 생산 능력은 약 90만 대로, 올해 전체 수출 목표는 28만 대로 알려졌다. EV5는 기아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첫 전기 SUV 모델이다.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갔다. 중국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최대 720㎞에 달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