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3~4개월내 조정 가능성…하반기 채권·달러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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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4“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매그니피센트7(M7)이 아니라 엔비디아가 독주하는 M1의 시대가 올 겁니다.”(스콧 글래서 클리어브리지 최고투자책임자·CIO)
한경 뉴욕 콘퍼런스 美월가 CIO들 하반기 투자 전망
"M7으로 과도하게 자금 몰려"
S&P 연내 5500 넘기긴 힘들어
M6 주춤 엔비디아만 홀로 뛸 것
AI 관련 소프트웨어株 매력적
美금리 인하 속도 완만하게 진행
경기둔화…채권으로 리스크 관리
“채권 투자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사모신용과 공모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합니다.”(앤더스 페르손 누빈자산운용 채권 CIO)지난 4일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4’에 참석한 월가의 CIO들은 작년 말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AI 열풍’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형 기술주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 증시는 조만간 조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美 증시 더 오르기 어렵다”
이날 참석한 CIO는 모두 연내 S&P500지수가 5500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5000선까지 밀린 S&P500지수는 한 달 만에 5300선으로 치솟으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CIO는 “한국 일본 등 전 세계 투자자가 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와 AI와 인프라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며 “미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되겠지만 앞으로 1년간 지수가 지금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했다. 스콧 글래서 CIO도 “S&P500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로 과거 평균치(16.5배)를 크게 웃돈다”며 “3~4개월 후 실적 영향으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글래서 CIO는 조정기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로 대형주 편중을 들었다. 그는 “액티브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시가총액 상위 5위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글래서 CIO는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살펴본 결과 내년엔 대형주의 30%가량이 횡보하고 M7 이외 종목들의 경영 성과가 개선되면서 이들 기업 주가가 ‘아웃퍼폼’(초과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엔비디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성장률은 M7 중에서도 독보적”이라며 “그동안 고금리에 수익을 낸 M6가 주춤한 사이 엔비디아 홀로 치고 나가는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글래서 CIO는 앞으로 떠오를 AI 수혜주로 소프트웨어(SW) 기업을 꼽았다. 그는 “반도체 등 하드웨어 기업의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AI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 이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금리 인하…채권 매력적
월가 CIO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봤다. 최근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부진 여파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락한 가운데 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올해 연 4%대 초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윤 CIO는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직후 9%에서 3~4%대로 낮아져 금리를 낮추는 동력이 되고 있다”며 “오는 12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봐야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 CIO는 “월가에선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비하고 있고 하반기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 채권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보호무역조치로 금리가 불안정해지고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CIO는 달러 가치와 관련해 “미국은 주요 10개국(G10) 중 가장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앤더스 페르손 CIO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며 채권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하지만 현재보다 금리가 내려갈 것은 명확하다”며 “글로벌 채권시장의 수익률은 굉장히 매력적이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채권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르손 CIO는 사모신용과 사모대출 등 전통적인 채권에서 벗어나 다양한 투자옵션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모신용과 사모대출은 공공, 민간이 변동금리를 활용해 투자 자산의 위험을 관리하고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전예진/나수지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