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떠난 자리…맛집·미술관으로 바뀌는 시내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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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강남점 시내면세점 자리시내면세점은 유독 한국에서 발전했다. 중국인 덕분이었다. 2013년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한국에 몰려와 화장품 등 면세품을 쓸어 담아 갔다.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영향이었다. 면세점들 ‘역할’도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보내주는 대가로 여행사에 ‘송객 수수료’란 명목의 돈을 줬다. 중국 여행사들은 이 수수료를 활용, 초저가 한국 여행상품을 만들었다. 시내면세점 방문은 필수 코스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면세점산업은 완전히 바뀌었다. 시내가 아니라 공항 위주로 재편됐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뚝 끊긴 탓이다. 시내면세점은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 자리는 쇼핑몰, 레스토랑, 미술관 등이 채우고 있다.
스시·장어·와인 전문점 총집합
'하우스 오브 신세계' 열어
갤러리아면세점은 미술관으로
실적 악화에 업계 '생존 승부수'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서울 용산의 복합쇼핑몰 아이파크몰은 내년 HDC신라면세점의 면세점 특허 갱신 시점에 맞춰 영업면적 축소를 검토 중이다. 매출은 줄고 적자가 쌓이고 있어서다. 이 면세점의 작년 매출은 5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00억원을 넘겼다. 아이파크몰은 면세점 전용 버스주차장 자리도 이미 함께 쓰고있다. 한화그룹은 과거 갤러리아면세점 자리인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미술관 퐁피두센터를 열기로 했다. 퐁피두센터는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프랑스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동화면세점도 작년 말 지하 1층을 매각했는데, 이 자리에는 건강검진센터인 KMI한국의학연구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연도인 2019년 25조원에 육박하던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3조원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올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올 1분기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면세점은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또한 1분기 5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 적자를 지속했다.
안재광/라현진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