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도로도 AI가 푼다…"AI 도입 후 교통정체 30%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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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애틀 등 14개 도시 '구글 그린라이트' 도입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저렴하고 간단하게 교통 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식이 등장했다.
휴대폰·차량 네비를 교통량 측정 도구로 사용
저비용·실시간으로 교통 신호 패턴 최적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구글의 AI 교통량 통제 시스템인 '그린라이트'가 도입된 미국 시애틀, 독일 함부르크, 인도 캘커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등 14개 도시에서 교차로 교통 정체가 30% 줄었다고 보도했다. 구글 그린라이트는 구글 맵 사용자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신호 주기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도로에 있는 대부분의 신호등은 '고정 교통 신호'를 이용한다. 특정 지역을 지나가는 차량 수를 세서 평일 출퇴근 시간대나 주말 등의 신호 패턴을 다르게 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직접 교통량을 세는 작업에 약 5000달러가 소요되기 때문에 한 번 정해진 패턴은 30년 넘게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간 시스템이 '동적 교통 신호'다. 카메라나 노면 아래 센서를 이용해 차량 수를 감지하고 이에 따라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시시각각 교통 상황을 확인해 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동적 교통 신호를 도입하는 데는 교차로 하나 당 25만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그린라이트는 교통량 측정에 운전자의 휴대폰이나 차량에 내재된 네비게이션을 사용한다. 구글 지도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자체 데이터를 사용해 신호 패턴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큰 비용 없이 실시간으로 교통신호 패턴을 바꿀 수 있다. 헨리 리우 미시간대 도시환경공학과 교수는 "교차로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대신 차량의 궤적을 파악하면 차량 자체가 교통 센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들은 신호 대기를 줄일 수 있다. 교통분석회사 인릭스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짧은 운전 중 평균 10%의 시간을 신호 대기에 쓴다. 교차로에서 공회전으로 인한 오염은 일반 도로보다 29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새 신호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기 오염도 줄일 수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