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R&D로 원천기술 확보해 품질 혁신

리사이클 섬유·바이오 섬유 등
미래 소재시장 기술력으로 선점

효성티앤씨가 세계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리젠바이오스판덱스.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제작됐다. 효성티앤씨 제공

효성 그룹이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품질을 혁신하고 있다.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는 기술에 대한 효성의 투자 결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민간기업 최초로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해서 추진할 방침이다.

효성그룹은 새로운 먹거리로 지속할 수 있는 소재 사업을 택했다. 리사이클 섬유, 바이오 섬유 등이 주요 제품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R&D가 필수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의 성장 동력원으론 효성 기술원이 꼽힌다. 1971년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부설 연구소인 효성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효성은 1978년 중공업 연구소를 구축했다. 두 연구소를 통해 세계 1위 제품이 개발됐다. 효성 기술연구소에선 섬유 화학과 전자 소재, 신소재 산업용 원사 등 새로운 먹거리가 발굴됐다. 중공업 연구소는 중전기기, 산업용 전기·전자 제품 등을 내놨다. 2019년 효성은 각 부문의 핵심 공정과 설비 기술을 총괄하는 생산 기술센터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R&D를 통해 개발한 대표 제품은 스판덱스다. 효성티앤씨는 나일론 리사이클 원사, 폴리에스테르 리사이클 원사에 이어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제조공정 상 발생하는 산업부산물을 재활용해 100% 리사이클 스판덱스를 상용화했다.

효성티앤씨는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리젠 바이오 스판덱스’를 상용화하기도 했다. 리젠 바이오 스판덱스는 ‘에코 프로덕트 마크’를 획득했다. 이는 △자연 친화적 원재료를 사용하고 △인체에 무해하며 △ESG 경영을 통한 지속이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에 대한 인증이다.

효성티앤씨는 앞서 2008년 국내 기업 최초로 폴리에스테르 리사이클 섬유 ‘리젠 폴리에스테르’를 개발했다. 글로벌 리사이클 표준 인증(GRS)을 획득하는 등 적극적인 지속가능 소재 개발 및 기술 도입을 통해 ESG 경영을 도입하기 위한 조치다.

효성티앤씨는 2020년에는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 마마’와 환경부, 제주도 및 제주도개발공사와의 ‘리젠 제주’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재활용해 패션제품으로 탈바꿈하는 자원 선순환 시스템이다. 2021년부터는 서울시, 여수광양항만공사 등과 함께 서울시 일부 지역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으로 ‘리젠 서울’, 바다에 버려지는 페트병을 수거해 만드는 ‘리젠 오션 폴리에스테르’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국내 리사이클 섬유 시장을 확대해왔다.

효성그룹은 중공업 분야에서도 R&D를 통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오랜 기간 쌓아 온 회전기와 압축기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소충전소 분야에 진출했다. 생산·조립·건립에 이르기까지 종합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효성중공업은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와 협력해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동시에 액화수소 플랜트 완공 시기에 맞춰 대형 상용차용 액화수소 충전소 30곳을 세우고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