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더 내도 후회 안 해요"…예약 폭주한 숙소 뭐길래

"댕댕이와 떠나는 휴가에 지갑 더 연다"
펫팸족 모시는 여행업계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명 시대
"여행경비, 일반 여행보다 최대 3.7배 지불" 분석
지자체 반려동물 친화 활동 개발
반려동물 여행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 산이에게도 제주도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산이와 함께 묵을 수 있는 펜션을 예약해 비용이 예산보다 20만원가량 더 들었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최근 반려견과 함께 제주로 여행을 다녀온 30대 김모 씨는 "놀거리나 독립 공간 등 반려동물 전용 서비스가 준비된 숙소를 이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관광지 반려동물 동반 숙소는 통상 일반 숙소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됐지만, 인기 숙소의 경우 수개월 전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펫팸족(펫+패밀리)'이 원하는 반려동물 전용 놀이터, 풀장, 카페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서다. 한 여행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인기 숙박 업체의 경우 반려동물 동반 객실을 늘려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말 예약은 1~2개월 전 모두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이같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수요가 늘자 전세기부터 템플스테이까지 반려동물 동반 여행 상품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반려동물 동반 전문 여행사 펫츠고 트래블의 이태규 대표는 "여행 상품이 전년보다 다양해지고, 출발 일정도 늘었다"며 "여름 시즌 해수욕장 여행 상품과 휴가철 숙박 상품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해외여행 수요도 늘고 있어 하반기에는 해외여행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지방자치단체도 관련 관광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공모해 '2024년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경기 포천시와 전남 순천시 등 두 곳을 선정했다.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며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자유롭게 숙박, 체험, 쇼핑 등 활동을 할 수 있는 도시다.

포천시는 포천아트밸리를 주요 거점으로 반려동물 웰컴센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반려동물 동반 음악축제, 캠핑 페스타 등 축제도 선보일 계획이다. 순천시는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등 지역 대표 관광지를 활용한 반려동물 특화 콘텐츠를 개발한다. 체험형 캠핑, 마라톤, 이색 밥상 등 반려동물 동반 관광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고, 펫팸족이 반려동물을 위한 여행에 적극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 반려동물 동반여행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동반한 여행객은 일반 여행객 대비 당일 기준 3.7배, 1박 이상 여행에선 2.2배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매년 10% 이상 성장해 지난해 산업 규모는 4조6000억원, 2027년 6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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