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3500만원 이라고?…연봉인 줄 알았네

핫! 부동산

'아크로서울''한남더힐' 등
강남·성동·용산 고가단지에
월세 1000만원 이상 계약 속출
서울 성동구, 용산구, 강남구 등에서 월 1000만원을 웃도는 고액 월세가 속출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고소득 자영업자, 연예인 등 ‘영앤리치’를 중심으로 고가 주택 월세 선호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월 1000만원 이상인 임대차 계약은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안양, 대구, 강원 원주, 충북 충주 등에서 한 건씩 계약이 이뤄졌다.

서울 성동구·용산구 일대 고가 단지에선 근로자 연봉과 맞먹는 고액 월세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200㎡는 보증금 3500만원, 월 35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 단지 펜트하우스(전용 273㎡)는 작년 6월 보증금 40억원, 월 25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전용 264㎡도 작년 7월 보증금 20억원, 월 4500만원에 계약했다. 2년 전(보증금 20억원, 월 2700만원)보다 월세가 1800만원 올랐다.

초고가 단지가 몰린 한남동에선 월 1000만원부터 월세가 시작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남더힐 전용 233㎡는 최근 보증금 3억원, 월 2500만원에 임차인을 구했다. 나인원한남(전용 206㎡)은 33억원에 이르는 보증금에 매월 2000만원을 내는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인근 힐탑트레져 전용 231㎡도 월 2000만원(보증금 1억2000만원)의 고액 월세로 계약을 맺었다.강남구는 과거부터 고가 월세 수요가 꾸준하게 유지되는 지역이다. 청담동 청담린든그로브 전용 203㎡는 보증금 5억원에 월 208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임차인을 찾았다.

고가 단지일수록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인 삼성동 아이파크(전용 159㎡)는 올해 들어 전세 계약(2건)보다 월세 계약(3건)이 많았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금 흐름이 좋은 자영업자나 월세를 지원하는 해외 법인 등 고액 월세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집주인도 고액 아파트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