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피해 유족 작품 대검에 전시…이원석 "마음에 새기자"

가족의 피해 고통 승화시킨 이정애 작가…총장이 직접 제안
가족의 범죄 피해에 따른 내면의 상처를 회화로 표현한 작품이 대검찰청 로비에 전시된다. 대검찰청은 이정애 서양화 작가의 '아버지의 아침' 초대전 개막 행사를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 1층 이음홀에서 열었다.

중학교 교사로 일하던 이 작가의 남편은 과거 강도상해 범죄로 크게 다쳐 전신이 마비된 상태로 약 8년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이 작가는 경북 상주에서 '갤러리 에파타'를 운영하며 피해 경험을 작품으로 승화하는 동시에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범죄 피해자 지원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월 경북 상주지청을 격려차 방문했다가 이 작가의 사연을 듣고 직접 갤러리를 방문했다.

이후 이 총장이 직접 제안해 대검에서 그의 작품들을 전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총장은 개막 행사에서 "아주 오랫동안 힘겨운 과정을 거쳐왔는데도 불구하고 작품으로 멋지게 승화를 해내셨다"며 "작품을 오래도록 보고 느끼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마음에 새기기를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지난 3월 월례회의에서도 이 작가의 작품을 언급하며 "형사사법 시스템은 범죄자를 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제발 제 가족과 같은 범죄 피해자가 절대로 다시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사람이 견뎌낼 수 있는 한계를 넘은 고통이었다.

작품을 통해서 그런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 작가 그림의 주된 표현물은 깎아지른 절벽과 그 아래 놓인 강물이다.

대부분 작품에는 물 위에 뜬 흰 돛단배가 함께 그려진다.

이 작가는 돛단배에 "빛과 희망, 소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초대전은 내달 5일까지 열린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이 총장과 신자용 차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 이 작가의 딸 임수진 작가를 비롯한 가족들이 참석했다. 대검은 "앞으로도 범죄 피해자와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 소통함으로써 국민을 섬기는 검찰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