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560억달러 보상안 승인돼도 받을 가능성 낮아"

美법조계,"법원판결 번복 어렵고 항소시 도움 기대"
"머스크가 테슬라에 전념하게 만드는 수단"성격
사진=REUTERS
이번주 후반에 테슬라(TSLA)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560억달러(77조원)의 보상안을 승인하면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주주들 다수가 승인해도 이 보상패키지를 무효화한 델라웨어 법원의 올해초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보다는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와 머스크가 테슬라의 경영에 얼마나 적극 관여할 지를 결정하는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법조계 인사들은 주주들이 보상안을 승인하면 테슬라가 항소하거나 새로운 사건의 재심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주총 결정만으로 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텍사스 소재 남감리교대학교의 법학교수 크리스티나 소터는 지적했다. 테슬라는 이번 투표를 6년전 주주 승인 과정에서의 결함을 수정하기 위한 재실행으로 보고 있다. 또 주주들이 승인할 경우 항소 과정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그럼에도 항소가 성공적일지 예측할 수 없다고 주주 제안서에서 시사했다.

이기든 지든, 머스크와 테슬라는 이 사건을 판결한 델라웨어 챈서리 코트의 캐서린 맥코믹 판사가 사건의 법적 비용을 결정하고 최종 판결을 내릴 때까지 항소를 제기할 수는 없다.

은퇴한 델라웨어대학교 교수이자 웨인버그 기업지배구조센터를 설립한 찰스 엘슨은 텍사스 법원이 머스크의 보상 계획에 더 호의적인 견해를 가질 수도 있지만 이번 투표가 델라웨어 판사들을 좌우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투표가 의미있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테슬라 이사회가 새로운 주에서 보상의 최초 과정부터 모든 절차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투표가 가져올 보다 명확하고 즉각적인 영향은 테슬라에 대한 머스크의 영향력을 강화하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테슬라 주가는 전기차 경쟁심화와 판매 둔화로 29% 하락했으며, 이번 투표는 그의 리더십에 대한 투표로 널리 받아 들여지고 있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와 ISS는 이미 주주들에게 급여 패키지를 거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처음부터 “규모가 너무 컸다”고 말하면서 이사회가 명시한 경영 목표 중 일부를 달성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와 노르웨이국부펀드 등 주요 연기금도 머스크에 대한 거액 보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를 지지하는 투자자들은 이번 보상이 머스크가 테슬라에 계속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여긴다. 머스크는 2018년부터 테슬라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아 현금을 마련하면서 예전 트위터였던 X를 인수했고, 자신의 AI스타트업인 xAI를 시작해 현재 6개 회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또 작년말부터 테슬라 지분이 현재 13%에서 25%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테스랄 외부에서 AI제품을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로빈 덴홀름 이사회 의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확실한 것은 일론의 시간이 무제한하지 않다”며 “세상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다른 장소가 아닌 테슬라에 있기 위해서는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에 보상안에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기업법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컬럼비아 로스쿨 교수인 조하르 고센은 머스크에 대한 보상 승인을 다시 시도하는 것은 머스크를 테슬라에 묶어두면서 맥코믹 판사가 지적한 절차적 결함을 수정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8년 투표에 참여한 테슬라 주주중 73%가 머스크에 대한 보상 계획을 승인했다.

한편 머스크의 보상 외에도 주주들은 법인 관할권을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기려는 테슬라의 제안에도 투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미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두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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