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리야, 내 운전면허증 번호 찾아서 신청서에 입력해줘"

AI 퍼스널 비서로 거듭난 시리
AI폰 기술 경쟁 격화할 듯
사진=최진석 특파원
“인공지능(AI)이 나를 더욱 나답게 해줄 겁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회의(WWDC)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며 “애플의 다양한 하드웨어 기기를 통해 이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강화해 ‘개인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애플 본사에는 전 세계 65개국에서 수천 명의 개발자와 협력사, 미디어 등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의 시선은 애플의 운영체제(OS)에 탑재되는 AI의 성능과 서비스에 쏠렸다. 애플은 이날 공개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면서 ‘사용자의 개인적 맥락을 파악하는 AI’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AI 기능을 탑재한 음성 비서 ‘시리’가 사용자의 아이폰 속 내용을 스크리닝해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유용한 정보를 찾아주거나 생성해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이날 애플은 사용자의 어머니가 비행기로 방문하는 사례를 보여줬다. 시리에 “어머니가 비행기로 몇 시에 도착하지?”라고 물어보면 휴대폰 속 비행기 티켓 일정 등을 검색한 뒤 도착시간을 화면에 띄워준다. 또한 “어머니와 점심에 어디로 가기로 했지”라고 물어보면 어머니와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분석해 예약한 레스토랑 장소와 시간을 표시해준다. 굳이 비행기 티켓과 어머니와의 문자 메시지 검색하지 않아도 시리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것이다.

크레이크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은 “회의 시간이 미뤄졌을 때 변경된 일정을 캘린더에 표시해주는 것은 물론 저녁에 예정된 딸의 공연에 시간 맞춰 도착할 수 있는지도 분석해주고, 회의 장소에서 공연장까지 교통상황도 파악해준다”며 “시리가 나보다 더 나에 대한 내용을 잘 아는 퍼스널 비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운전면허증 번호가 필요한 경우 시리가 휴대폰 속 면허증 이미지를 검색한 뒤 번호를 추출해 필요한 양식에 입력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은 이와 함께 메시지와 이미지, 이모티콘 생성 기능 등 다양한 AI 기능을 소개했다. 이들 기능 중 상당수는 온디바이스AI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애플은 오픈AI의 챗GPT도 도입해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시리에 명령할 때 음성은 물론 텍스트로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은 “한층 진화한 시리와 AI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때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보호한다”며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실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애플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쿠퍼티노=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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