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래 최저치 기록한 커피값…브라질 4월 수출 61% 늘어 [원자재 포커스]

브라질 4월 커피 수출 61% 증가
세계 커피 생산량, 소비량 추월
베트남 가뭄, 로부스타 가격 변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 커피 생두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의 커피 수확 속도가 예년보다 빨리 진행되며 커피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브라질 헤알화도 17개월 만에 달러 대비 최저치를 경신하며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10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런던 로부스타 커피 7월물은 전일대비 약 0.8% 하락한 t당 4241달러로 마감했다. 뉴욕 아라비카 커피 생두 선물(7월물)도 한 자루(60kg)당 1.21% 내린 222.1달러에 거래됐다. 생두 가격은 이틀 연속 하락하며 아라비카 가격은 2주 만에 최저치, 로부스타 가격은 일주일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7월물 선물 가격 자료=ICE선물거래소
아라비카 생두 7월물 가격 /자료=ICE선물거래소
올 5월까지 전년 대비 50% 가량 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커피 생두 가격이 하락한 배경엔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과 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데에 있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 기업인 사프라스앤메르카도는 지난 7일 브라질의 올해 커피 수확이 지난 4일 기준 현재 29%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기준 26%, 5년 평균 27%보다 빠른 속도다. 사프라스앤메르카도는 "건조한 날씨로 작업이 빨라지고, 고사양의 농기계로 수확에 착수한 공급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브라질 커피 생산 증가는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는 지난달 20일 브라질의 4월 생두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390만자루(1자루=60kg)라고 보고했다. 브라질 커피 수출 업체인 코멕심은 지난 2월 브라질의 2023년~2024년 커피 수출 추정치를 이전 추정치 4150만자루에서 4490만자루로 상향하기도 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1년 여 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도 원두 수출을 촉진하며 커피 가격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브라질 외환시장에서 11일 기준 헤알화는 달러당 5.35헤알로 거래되고 있다.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환율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커피 수요 증가세에 비해 생산량이 더 가파르게 늘어 6만t에 이르는 잉여 재고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커피기구(ICO)는 지난달 초 2023년 10월~2024년 9월까지의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1억7800만자루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해당 기간 전 세계 커피 소비량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1억7700만자루에 불과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전 세계 수출도 증가세다. ICO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커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어난 1024만자루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 전 세계 커피 수출량은 8099만자루로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다.

커피 가격 전망은 품종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 로부스타 공급량의 약 3분의1을 생산하는 베트남이 올해 가뭄으로 저조한 수확량을 기록할 수 있어서다. 커피 무역업체 볼카페는 지난달 말 베트남의 2024~2025년 로부스타 커피 수확량이 13년 만에 최저치인 2400만자루를 기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베트남 커피 협회는 베트남의 2023~2024년 커피 수출이 133만6000t으로 전년 대비 20%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베트남 커피 수출은 대폭 줄었다. 베트남 관세청은 지난 5월 한 달간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5% 감소한 9만5000t을 기록했으며, 1~5월 커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줄어든 83만3000t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김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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