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횡령' 간 큰 우리은행 직원 "코인으로 60억 날렸다"

경찰 진술서 '코인 투자' 사실 밝혀
우리은행, 구상권 청구하고 내부 감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올초부터 최근까지 10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이 경찰에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남 김해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에 자신의 횡령 사실을 자수한 우리은행 직원 A 씨(30대)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진술했다. 지방의 한 우리은행 지점에서 근무한 A씨는 올해 초부터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빼돌려왔다. 그가 횡령한 금액은 약 100억원 규모다.앞서 우리은행은 여신감리부 모니터링을 통해 대출 과정에서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A씨에게 소명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10일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범죄 내용을 털어놨다. 그는 투자 실패로 횡령액 중 60억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우리은행 측과 협의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그는 현재 경찰 조사에 협조적으로 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횡령 금액이 100억원대로 적지 않은 만큼 경찰은 자료 확보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신병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리은행도 A씨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고, 강도 높은 감사와 함께 내부통제 프로세스 점검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철저한 조사로 대출 실행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며 "관련 직원에 대한 엄중 문책과 전 직원 교육으로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