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대신 ELB에 뭉칫돈 몰린다…원금 보장에 중수익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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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7조2400억 몰려원금이 보장되는 중수익 상품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액이 급증하고 있다. 연초부터 5월까지 발행액이 올들어 처음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을 넘어섰다. 최근 홍콩 H지수 ELS에서 큰 손실이 나 원금 보장 상품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늘어났다. 다른 원금 보장 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다는 점도 ELB가 인기를 끄는 배경이다.
최근 10년 평균의 두 배 규모
연 5 % 이상 안정적 수익률 가능
만기 1년 안팎…ELS보다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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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 발행액, 올해 ‘사상 최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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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LB의 인기가 높아진 건 홍콩 H지수 ELS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사태로 파생상품 위험(리스크)에 대한 투자자의 경계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ELB 발행이 늘어난 원인이다. ELB를 판매한 증권사가 투자자의 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도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원금 보장되는 중수익 투자 가능
레인지형은 기초자산값이 상품 유지 기간에 어떤 범위에 있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KB증권이 12일까지 판매하는 ‘KB able ELB 제121호’가 이 사례로, 만기를 맞는 시점에서 미국 S&P500지수가 발행 당시의 -15~0% 범위에 있으면 하락률에서 마이너스를 없앤 수치가 수익률이 된다. -12%면 12%의 수익을 주는 식이다. 단 상품 유지 기간에 S&P500지수 하락률이 15%를 초과했던 적이 있으면 연 8%의 수익을 준다. 하락률이 15%를 초과한 적이 없고, 만기 때 지수가 발행 당시보다 높으면 원금만 준다.
ELB의 기초자산으로 주가지수보다 종목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발행된 ELB 중 종목형 비중은 68.8%로, 전년 동기 대비 8.3%포인트 높다. 변동성이 큰 해외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 중에서는 확률에 많이 의존하는 상품도 있어 사행성 지적도 나온다.1년 뒤 테슬라 주가가 발행 당시 대비 0% 초과~45% 미만이면 상승률만큼의 수익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원금만 주는 식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