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톡스 전쟁' 고지 선점한 휴젤…주가도 웃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반기 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휴젤과 메디톡스 간 소송전 승기가 휴젤 측으로 기울면서다.

11일 휴젤은 오후 1시 기준 8.69% 오른 23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4월 29일 연고점(22만1000원·종가 기준)을 넘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경쟁사이자 소송전 상대인 메디톡스의 주가는 2.92% 하락했다. 장 초반엔 4.12%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선 42.29% 내린 상태다.두 회사의 소송전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휴젤과 휴젤 미국법인을 제소한 것이 시작이다. 이들은 휴젤이 미국에 수출할 보톡스가 자신들의 균주를 도용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2년 넘게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하지만 전날 ITC가 예비 심결(Initial Determination)에서 휴젤의 손을 들어주며 소송전이 끝을 향하는 분위기다. 예비 심결은 본 판결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ITC는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균주 절취'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휴젤 측의 법 위반 사실이 없다고 본 것이다. 메디톡스 측은 "즉각 재검토를 요청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최종 판결은 오는 10월 진행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휴젤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경쟁사 메디톡스의 주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꺾이며 이미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여기에 북미법인의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부각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휴젤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35만원으로 29.6% 상향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 북미 사업 가치는 4350억원에 이르며, 후발 주자 진출의 어려움으로 마진은 점진적 증가 예정"이라고 평가했다.한편, 이번 판결로 인해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벌이는 소송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메디톡스는 2016년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했다며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1심은 메디톡스의 승리로, 2심 첫 변론기일이 내달 열린다. 이날 대웅제약 주가는 1.4% 상승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