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이젠 건강하고 자신 있다…천위페이? 내가 7대3 우위"

부상 후 첫 '우승-준우승'…"파리 올림픽 금메달 꼭 딸 것"
"스피드 살려 공격 보완…매 순간 0-0이란 생각으로 임해"
'배드민턴 퀸'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한껏 커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세영은 지난 2일 싱가포르오픈 정상에 올랐고 일주일 뒤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준우승했다.

무릎 통증을 안고 뛰는 안세영이 2주 연속 국제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부상 복귀 후 처음이다.

안세영은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한 뒤 인도오픈 8강전에서 허벅지 근육 부상이 겹쳐 기권했고, 3월 프랑스오픈을 제패하고 출전한 전영오픈에선 체력 난조로 준결승전에서 탈락했다. 그만큼 안세영이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 적응하면서 현재 자기 몸 상태에 맞는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성공적으로 장착했다는 뜻이다.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세영은 "부상으로 인한 많은 의심과 억측, 추측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저 자신을) 증명했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하고 후련하다.

'나는 이제 건강하다. 나는 자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올림픽에 대해서도 "기대가 많이 되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

몸컨디션도 오히려 아시안게임 전보다 올라왔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준비하냐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다. 꼭 금메달을 딸 수 있게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두 대회 결승전에서 모두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와 맞붙어 한 차례씩 펀치를 주고받았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상대이기도 했던 천위페이를 상대로 싱가포르오픈에서 2-1(21-19 16-21 21-12)로 이겼고, 인도네시아오픈에선 1-2(14-21 21-14 18-21)로 패했다.

안세영은 "한 번 이겼다고 해서 또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더라"면서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떤 변수를 잡고 가야 하는지 자세히 알게 돼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3월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렸던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경험을 언급하며 "제가 70% 정도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게 패배했던 것을 두고도 "이제는 상대 전적이 0대7이 아니다.

저도 많이 이겨봤다.

이번에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새로운 플레이 방식이 국제 무대에서 통한다는 확신을 얻은 것도 큰 소득이다.

체력에 기반한 끈질긴 수비가 강점이었던 안세영은 무릎 부상을 기점으로 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안세영은 "오래 뛰는 것이 결코 제 몸에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빨리 끝내고 체력을 보충해야 다음 경기에서도 수월하게 뛸 수 있다"면서 "공격을 많이 섞고 (네트) 앞에서의 기술도 많이 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빠르고 스피드가 있다는 제 장점을 활용하는 기술이 없었다.

뛰는 게임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부상 기간을 통해 공격 기술을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과정은 절대 순탄치 않았다.

안세영은 "스트레스는 익숙해지지 않더라.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려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면서 "인도네시아오픈에선 8강부터 결승까지 다 중국 선수였는데 아시안게임 때와는 다르게 자신감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부상으로 인한 물음표가 잔뜩 붙는 상황에서 안세영이 의지할 대상은 결국 자기 자신뿐이었다.

안세영은 "'나는 아프지 않다.

어느 상황이든 0대0이라는 생각으로 임하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뛰었다"면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바꾸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저 자신을 믿는다면 또 잘 이겨낼 거라는 생각에 (앞으로가) 재밌어진다"고 말했다.

3년 전 밤하늘의 별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했었던 안세영은 이제는 "아침을 더 좋아하게 됐다. 상쾌한 마음을 가진 뒤 운동 시간을 보내면 재충전이 되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