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현정부 계승' 판사 직선제 개헌 추진

연금인상·사법부 개혁 의지 등 밝혀…판사직선제, 사법부·야당과 충돌 소지
셰인바움, 당선 후 첫 기자회견…"내일 백악관 측 인사와 만남 예정"
60%에 육박하는 득표율(59.75%)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며 멕시코 헌정사 첫 여성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게 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대통령 당선인이 현 정부 임기 내 현실화하지 못하게 된 주요 정책을 이어받아 완수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오는 10월 임기 6년의 멕시코 대통령에 취임하는 셰인바움 당선인은 이날 오후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당선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차기 정부에서 연금 인상안과 판사 직선제를 포함하는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전 셰인바움 당선인은 대통령궁에서 '정치적 후견인'인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환담했다.

셰인바움의 오랜 정치적 후견인인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건물 밖 입구까지 나와 당선인을 맞이하며 포옹하고 볼에 뽀뽀하는 등 반가움을 표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교원 연금 손질, 60∼64세 여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설, 기초생활 수급 가정 아동을 위한 보편적 장학금 강화 등도 주요 국정 과제로 언급했다.

이들 중 일부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정부에서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이다 의회에서의 부결이나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등으로 좌초한 것이다.

특히 판사 직선제의 경우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 구성원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야당과의 충돌도 예상된다.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은 "(9월) 새 의회가 문을 열기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관과 변호사협회 등과 함께 광범위한 논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사법부 개혁안을 개헌안에 포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이번 총선 결과로 현 정부 때보다 입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상황이다. 멕시코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와 녹색당·노동당 좌파 연합은 500석으로 구성된 하원 의석 중 372석을 확보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전체 의석 대비 3분의2에 해당하는 개헌선(334석)을 넘겼다.

상원의 경우엔 128명 중 83명의 좌파 연합 당선인을 배출한 것으로 여당은 파악했다.

개헌선(85석)까지는 두 석 모자라지만, 7∼8석 안팎의 중도좌파 정당과 연대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게 라호르나다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의 관측이다.

한편 여당 연합에서 상·하원 의석까지 대거 차지한 지난 2일 선거 이후 페소화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셰인바움 당선인은 "(제가 제안한) 정책과 개혁안이 (페소화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일(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측 인사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 언급한 뒤 "새 내각 구성원은 다음 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