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많이 보인다 했더니…탕후루 지고 뜨는 디저트

젊은층 중심으로 관심 끌면서
요아정 매장수 올들어 100개 이상 늘어

커피 등 다른 외식업에 비해
초기자본 부담 낮은 점도 '한몫'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천에 사는 간호사 이주연 씨(33)는 올해 집 근처 반경 3㎞ 내 ‘요거트 아이스크림’ 매장이 세 곳이나 생긴 것을 보고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인기를 실감했다. 이 씨는 “근처 중·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한 손에 알록달록한 컵 아이스크림 들고 지나가는 모습이 자주 보여 신기하다”며 “올 초 근처에 가게 한 곳이 생길 때만 해도 ‘반짝인기’로 생각했는데 비슷한 업종의 가게가 두 곳이나 연이어 생기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10·20대를 중심으로 요거트 아이스크림 위에 벌집꿀이나 과자, 각종 과일 등을 토핑으로 올려 먹는 디저트 열풍이 불고 있다. 알록달록한 비주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장식하며 번진 유행은 한 프랜차이즈 업체 이름을 따 ‘요아정’(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중이다. 10대들은 SNS를 통해 나만의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한다. 11일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 점포는 2023년 기준 166개를 기록했다. 이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트릴리언즈에 따르면 최근까지 점포 수는 298개로 급증했다. 2021년 1호점을 개점한 후 그 해 점포 수는 99개 수준이었지만, 올 초부터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대한 게시물 등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가맹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사진=요아정 홈페이지 캡처
트릴리언즈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맹 문의로 현재 업무가 마비되고 있어 따로 전화를 먼저 드리지 못하고 있는 중"이라며 "홈페이지 가맹 문의를 작성해 주면 순차적으로 전화를 주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높아진 데는 최근 10대 사이에서 인기 간식으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 이들이 SNS를 통해 새로운 유행을 확산시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제품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하다)한 음식으로 ‘넥스트(Next) 탕후루’로 꼽히고 있다. 다양한 토핑의 다채로운 색상의 비주얼 등이 인증샷을 부른다는 것이다.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의 커스텀 메뉴를 따라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됐다. 178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입짧은햇님이나 걸그룹 엔믹스의 해원, 가수 강민경 등이 관련 제품을 콘텐츠로 다루면서 관심도가 커졌다. '#요아정'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서 5000개 이상 올라왔고, 유튜브에서는 관련 영상들이 100만 회에 가까운 누적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요아정 픽(Pick)’, ‘요아정 꿀조합’ 등 관련 인기 검색어들이 즐비하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는 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 외에도 '요거트아이스크림맛집요맛' '요거트퍼플' 등 다양한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생겨났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외에 매장에서 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디저트 카페나 식당도 늘고 있다.
사진=요아정 홈페이지 캡처
요거트 아이스크림 매장이 급격히 늘어난 건 MZ세대를 중심으로 요거트 아이스크림 인기가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다른 외식업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미 카페나 제과점 등 여러 디저트 매장에서도 유사한 제품 판매를 시작했을 정도로 장벽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창업 비용도 비교적 크지 않다.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자료를 보면 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의 경우 가맹사업자 부담금은 5020만원으로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7092만원), 빽다방(7357만원) 등 보다 낮다. 다만 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의 3.3㎡(평)당 매출은 1219만원으로 메가MGC커피(2042만원), 빽다방(2136만원) 등 커피 브랜드에 비해서는 크게 못 미쳤다.

외식업계에서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단기간 급격히 치솟은 만큼 열풍도 빠르게 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기를 끌었지만 한순간 열기가 식었던 ‘대왕카스텔라’나 ‘벌집아이스크림’이나 최근 ‘탕후루’ 등의 사례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어 창업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은 유행에 민감한 만큼 창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최근들어 유행 변화 주기가 빨라지고 있어 탕후루나 요거트 아이스크림처럼 단일 업종으로만 운영할 경우 트렌드 변화에 취약해 인기가 꺼지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