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 2000억 넘게 사들였다…서학개미들 '픽' 봤더니

"가즈아 테슬라" 열풍 불었다

1~5월 서학개미 투자 동향
미래에셋증권 주식계좌 분석

美 국채 ETF '베팅'한 노장개미
애플·TQQQ은 인기 ‘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들어 주가가 30% 떨어진 테슬라에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서학개미들의 집중 매수세가 나타났다. 전통적 인기를 누려온 애플과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들 선택지에서 제외된 모습이다. 60대는 미 국채 ETF, 30대는 구리 관련주를 담으며 희비가 교차했다. 1020세대는 우량 지수형 ETF에 투자해 수익률을 지켰다.

11일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이 회사 개인 고객의 해외 투자 계좌를 분석한 결과, 6개 연령대(10대 이하·20대·30대·40대·50대·60대 이상) 중 6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테슬라가 순매수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합산 순매수액은 2110억원이다. 뒤는 마이크로소프트(1834억원)가 이었다. 4050세대가 772억원, 60대 이상이 826억원 등 중장년층이 주로 사들였다. 60대에선 인기 종목 1위였다. 엔비디아(804억원)는 전체에서 3위였다.세부적으론 30대 이하 젊은 세대에서 안전을 지향하는 1020세대와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구하는 30대의 투자 성향이 엇갈렸다. 10대 이하 미성년 서학개미는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QQQ·3위·47억원)’와 ‘인베스코 나스닥100(QQQM·9위·12억원)’, 20대는 S&P500 지수를 좇는 ‘뱅가드 S&P500(VOO·4위·40억원)’과 ‘SPDR S&P500(SPY·8위·21억원)’ ETF를 담았다. 반면 30대는 테슬라에 이어 ‘글로벌엑스 코퍼 마이너스(COPX)’ ETF를 141억원 많이 순매수했다. 해당 상품은 조사 기간 상승률이 29.51%에 달했다.

주식시장 ‘큰손’ 4050세대에선 빅테크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테슬라를 1305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772억원)와 엔비디아(692억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종목형 레버리지와 가상화폐 관련 ETF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40대 순매수 10위권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인 ‘볼래틸리티 셰어즈 2배 비트코인 전략(BITX)’가 231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도 총 201억원어치를 투자했다.

60대 이상은 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였다. 미 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아이셰어즈 미 국채 20년물 이상 엔화 헤지’ ETF가 순매수 규모 482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TLT 수익률은 조사 기간 중 꾸준히 우하향(-9.98%)해 투자자 손실이 예상된다. 에이알엠홀딩스(9위·209억원), 슈퍼마이크로컴퓨터(10위·186억원) 등 타 연령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종목도 나타났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은퇴 인구는 유튜브 채널로 투자처를 알아보는 데 적극이라 종목 손바뀜도 빠르다”며 “20대보다 리스크를 지고 투자하는 데 익숙하다”고 귀띔했다.서학개미들은 순매도 성향만큼은 비슷했다. 애플은 합산 순매도액 1467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3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순매도 순위 1, 2위를 다퉜다. 2022년 서학개미 순매수 1위에 오르기도 했던 TQQQ는 순매도액 1013억원을 기록해 애플 다음으로 많이 처분됐다.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SOXL)’도 대부분 연령대에서 순매도 순위 3위에 올랐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TQQQ나 SOXL는 올들어 40~90%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보이고, 애플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 때문에 당분간 서학개미 투심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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