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봉착한 대만…"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심각한 위협"

현지 전문가 "짐재적 전력 부족 가능성 상존"
글로벌 싱크탱크 "전기 배급제 시행 가능성"
지난 2021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있었던 대규모 정전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연합뉴스
‘반도체 강국’으로 떠오른 대만이 전력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만 국책연구기관인 중화경제연구원(CIER)의 천중순(陳中舜) 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잠재적인 전력부족과 전력 품질 및 신뢰성 악화 우려는 반도체 산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대만에서는 지난 7년간 3차례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으며,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소규모 정전이 있었다. 지난 4월에도 대만 북부지역에서만 사흘간 여러 차례 전력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2022년에는 500만 가구 이상이 피해를 본 대규모 정전을 포함해 313건의 정전 사고가 발생했으며, 2017년에는 700만 가구가 피해를 본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에너지 수요의 97% 이상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런 만큼 에너지 공급 차질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대만에서 발생하는 정전은 노후화한 전력망 요인도 있지만, 전기요금이 저렴해 수요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는 것도 핵심요인으로 분석된다. 대만은 최근 대규모 산업용 전기 요금을 15% 인상했지만, 가정용 전기요금은 유지했다.국제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 글로벌에너지센터의 조지프 웹스터 선임 연구원은 “대만이 향후 제한된 공급량으로 인해 전기 배급제를 시행해야 할 상황이 오면 반도체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에너지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반도체 제조 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결국 글로벌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산업은 2030년까지 237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반도체 제조산업의 전력 소비량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236% 증가할 것으로 이 보고서는 내다봤다.

천 연구원은 “대만은 공간적 제약, 지나치게 경직된 정책, 전력부족 대응에 대한 이해와 능력 부족으로 전력 인프라 목표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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