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스포츠 경기와 시장 경쟁

김형배 더킴로펌 공정거래그룹 고문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오픈이 지난 일요일 막을 내렸다. 선수들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롤랑가로스의 앙투카코트에서 저마다 최선을 다했다.

숨을 몰아쉬거나 넘어지기도 하고 쥐가 나기도 했다. 관중과 시청자들은 멋진 샷에는 박수를 보냈고, 실수에는 실망도 했다. 모든 경기를 다 직관하거나 시청할 수는 없더라도 결승전만은 꼭 보고 싶었다. 그러기에 박진감 넘치고 짜릿한 결승전을 기대했다. 남자 결승전은 4시간20분이나 걸려 21세의 젊은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탄생했다. 벽과도 같던 빅3(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데 다들 열광했다.다음달엔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각국 대표 선수들은 4년 동안 흘린 땀방울을 경기장에 쏟아낼 것이다. 누구나 다 자국 선수와 팀의 우승을 바라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안다.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최선을 다한 선수와 팀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멋진 경기와 승리를 선물한 자국 선수와 팀에는 기립박수로 환호할 것이다.

박진감 넘치고 짜릿한 스포츠 경기의 최대 수혜자는 팬이다. 좋은 경기장과 공정한 판정이 있어야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경기장이 울퉁불퉁하고 기울면 선수들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판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판의 호각 소리에 민감해진다. 기울어진 경기장과 편파 판정의 피해자는 선수이고 재밌는 경기를 기대한 관중과 시청자다.

기업들이 경쟁하는 시장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최대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해야 하고 반칙행위에는 시장 규칙을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두루뭉술한 시장 규칙은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된다. 공정하지 못한 규칙 적용은 법 집행당국의 신뢰를 훼손해 없는 것만 못 하다.시장에서 기업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자유가 원칙이 돼야 한다. 현실은 어떤가. 기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불합리한 규제가 많아 안타깝다. 시장 진입을 막는 규제는 기업의 자유를 제약하는 대표 사례다. 창의적인 기업 활동의 결과물이 규제 때문에 좌절돼서는 안 된다. 진입에는 성공하더라도 이런저런 규제로 사업 활동이 제약받아서도 안 된다.

기업이 시장에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이것저것 하고 싶으면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에는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제약이 따른다. 자유로운 경쟁이 살아 숨쉬기 위해서도 공정한 경쟁은 필요하다.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은 경제 성장과 양극화 해소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