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유상증자 '빨간불'

샤페론 일반공모 흥행 실패
HLB생명도 자금조달 어려울 듯
▶마켓인사이트 6월 11일 오후 4시 32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려던 바이오 상장사들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장에서 신약 개발 기대보다 지분 가치 희석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이날까지 이틀 동안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종 경쟁률이 약 0.8 대 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유상증자 결정 당시 350억원을 목표로 한 조달자금 규모는 지난주 최종 발행가격이 1801원으로 결정돼 237억원으로 줄었다. 이날 청약 미달로 최종 모집금액은 약 19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는 별도 잔액 인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실권주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조달이 이뤄지지 않는다. 최대주주인 성승용 샤페론 대표 등 기존 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데 이어 일부 주주가 유상증자를 앞두고 보유 지분을 팔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펀드 3개를 통해 샤페론 지분 8.33%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5월 한 달간 지분 4.31%를 주당 1548~2053원에 처분했다.

올 3월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HLB생명과학도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HLB생명과학의 1차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1만1890원으로 결정됐지만, 최근 주가 하락 폭이 커 최종 발행가격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이날 HLB생명과학 주가는 전날 대비 2.21% 하락한 88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차 발행 가격보다 25% 낮은 수준이다. 유상증자 진행 중간에 악재가 발생한 여파다. 지난달 HLB는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안요구서한(CRL)을 받아 인허가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이후 HLB 계열사 주가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이 밖에 신라젠(1144억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610억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63억원), 셀리드(175억원), DXVX(504억원) 등이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신라젠,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