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급한 건설사, 금리 높여 회사채 발행

HL디앤아이한라, 연 8.5% 제시
DL이앤씨도 개인 투자자 공략
▶마켓인사이트 6월 11일 오후 3시 53분

건설사와 건자재 기업들이 개인 투자자를 겨냥해 공모 회사채를 앞다퉈 발행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고금리를 선호하는 개인을 공략하는 것이다.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인 HL디앤아이한라(신용등급 BBB+)는 오는 14일 6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한다. HL디앤아이한라는 이번 회사채의 공모 희망 금리를 최고 연 8.5%로 책정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만큼 공모 희망 금리를 높여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취지다. 1군 건설사로 꼽히는 DL이앤씨(AA-)도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최대 6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건설채 투자심리는 아직 냉랭하다. GS그룹 계열사인 GS건설(A)은 지난달 열린 10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80억원의 주문만 접수했다.

일부 건설사는 모회사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은 신세계건설(A)은 지난달 29일 650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모회사인 이마트의 보증으로 신용도를 ‘AA-’로 끌어올린 덕분에 가까스로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자금 조달이 급한 건설사들은 보수적인 기관투자가 대신 개인을 대상으로 투자수요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이번 회사채에 ‘월 지급식 채권’ 방식을 도입했다. 매달 이자를 제공해 ‘큰손’ 채권 개미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멘트 기업 쌍용C&E(A)와 유리·인테리어 기업 KCC글라스(AA-)는 이달 각각 최대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부동산 기업들이 자금시장을 찾고 있지만 기관투자가 반응은 냉랭한 편”이라며 “BBB급 이하 비우량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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