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社까지…美, 中바이오 압박 수위 높이나

"中정부와 연계 가능성 있다"
진스크립트 등 4곳 규제 가능성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대(對)중국 바이오 규제(생물보안법안) 대상이 기존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에서 중국계 위탁개발생산(CDMO)업체인 진스크립트와 신약개발 자회사인 레전드바이오텍 등으로전방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이 잇따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 등에 따르면 미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2명은 지난달 말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국가정보국장에 서한을 보내 진스크립트와 레전드바이오텍 등 자회사 세 곳의 중국 공산당 연관성에 대한 브리핑을 요청했다. 이들은 진스크립트가 미국 뉴저지에 있지만 회사 주요 운영은 중국 난징에서 이뤄지고 있고 공산당과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포치료제 업체 레전드바이오텍은 높은 효능의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를 개발해 미국 대형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하고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의원들은 “반드시 불법행위를 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미국의 경쟁력을 보호하고 민감한 기술과 역량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생물보안법의 잠재적 대상 기업으로 신약개발기업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물보안법의 확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진스크립트 측은 “(브리핑 요청 등) 어떤 불법행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어떤 정부의 통제도 받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국 제약·바이오업계를 대변하는 미국바이오협회(BIO)의 힐러리 스티스 국제정책본부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자국민 정보 유출 우려가 드러날 경우 언제든지 규제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며 “미국 국민은 정부와 정치권이 중국에 대해 강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기 때문에 규제가 지금보다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발의된 생물보안법안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거의 만장일치로 상·하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고 현재 상·하원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서명만 남은 상태다. 중국 최대 유전체 회사인 BGI그룹과 세계 선두권 임상시험수탁(CRO)업체 우시앱텍, CDMO 자회사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을 대상으로 거래를 금지한 것이 골자다. 미국인의 건강·유전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길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미 하원은 지난 4월 미 국방부 규제 대상 기업 명단에 이노믹스, 스토믹스, 오리진셀, 바자임, 악스바이오 등 7곳의 바이오기업을 추가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공동 연구개발 등으로 중공군과 관계를 맺고 있거나 군사력 강화를 위해 바이오 기술을 이용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국 측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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