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만 한 속편 없다'는 영화계 통념이 있다. 전세계 박스오피스 8억5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며 흥행하고, 아카데미상까지 받은 작품이라면 더더욱 불안하다. 괜히 속편을 만들어 본편의 좋은 기억을 버리는 건 아닐지. 12일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는 전편에 비해 성장하고 확장된 주인공의 심리를 다채로운 감정 캐릭터로 섬세히 묘사하며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했다. 첫 편에 비해 충격적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흑역사'로 가득한 사춘기 때의 감정을 소환시키며 '성인용 철학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보여줬다.
전편의 11세 라일리와 15세 라일리가 가장 달라진 점은 좋은 감정만 취사선택해 받아들이지 않는 게 된다는 것. 과거에는 창피하거나, 나쁜 경험들은 기억 저편으로 던져버렸지만 일련의 경험을 통해 한층 성숙한 라일리는 그 모든 감정이 결국 모두 나를 이루는 것임을 깨닫는다.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사춘기 시절 흔히 겪었던 기억을 돌아보게 된다. 아름답기보다는 엉망진창이고 선명히 정리되지 않던 감정들을 다시 끄집어내 치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을 위한 심리치료용 만화' 같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