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협회 회장사까지…' 광주·전남 중견 건설사 흔들흔들

한국건설 이어 남양건설까지 법정관리 신청…지역 건설사 도미노 우려

광주·전남 중견 건설사가 잇따라 흔들리고 있다.
연초에 해광건설, 거송건설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도급순위 99위로 100대 기업 안에 포함됐던 지역 중견기업인 한국건설까지 무너졌다.

여기에 한때 도급순위 30위권까지 진입했던 남양건설이 12일 법원에 회생의 문을 두드리면서 지역 건설업계가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남양건설 대표는 지난해 회원사의 만장일치 추대로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 회장까지 맡고 있어 그 충격파가 적지 않다. 광주지법 제1파산부는 지난 11일 남양건설로부터 법인 회생(법정관리) 신청서를 접수했다.

남양건설은 법인 회생을 시작하기 전 자산을 동결하는 절차인 법원의 포괄적 금지 명령 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2010년 4월에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남양건설은 6년 4개월 만인 2016년 8월 회생 절차를 종결했으나, 다시 자금난을 겪으면서 경영정상화 8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업계는 남양건설이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대금 미정산, 미분양 등 문제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파트 시공보다는 관급 공사에 주력한 회사로 잘 알려져 이번 법정관리 신청이 다소 의외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건설업체 시공 능력 평가에서 127위에 오른 남양건설은 1958년 설립, 토목사업과 '남양휴튼' 등 상호로 주택사업을 하고 있다.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국건설은 이달 중으로 회생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결과에 따라 지역 건설업계가 또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10여개 사업장 가운데 대부분 현장이 공사를 중도 포기됐거나 포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세무당국, 지자체, 금융기관, 관계 건설사 등으로 얽힌 채권자만 2천명(건)이 넘고 회사 보증 채무는 3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채권·채무가 여러 건설사 간 얽혀 있어 파산 등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건설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 김형묵 실장은 "원자재와 인건비가 최근 가파르게 올랐는데도 공사비는 제자리인 점이 업체가 가장 어려운 점이다"며 "여기에 지자체 등의 공사 발주가 급감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도 건설 업계를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