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처럼 예뻐질래" 해외서 인기 폭발…화장품주 '활활'

몸값 1조 속속 넘겨
사진=연합뉴스
국내 중소·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글로벌 수출 상승세를 타고 주가가 질주하고 있다. 중국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일본·유럽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식지 않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성장세가 가파른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업체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K뷰티 인기에 잇달아 몸값 1조 돌파


12일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는 7.25% 오른 5만3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5만9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이 회사 주가는 542.4% 상승해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상승률 1위다. 이날 종가 기준 실리콘투의 시가총액은 3조376억원으로 코스닥시장 11위에 올랐다. 지난달 9일 시총 1조원을 넘긴 지 한 달 여만에 3배 이상 몸값이 뛰었다. 이 회사는 북미·유럽·동남아 등으로 국산 화장품을 유통하면서 실적이 급격히 늘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작년 대비 297% 급증했다.

다른 중소·중견 화장품주도 주가가 치솟으면서 시총 1조원을 넘긴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색조 화장품업체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이날 10.32% 급등해 종가 기준 시총 1조274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주가가 63.6% 뛰었다. '리들샷' 브랜드로 인기가 높아진 브이티도 지난달 27일 시총 1조원을 돌파했다.

화장품주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미국·유럽·일본 시장에서 'K뷰티' 제품 수출이 늘어난 것을 꼽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화장품류 수출액은 전년대비 6.2% 증가한 8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1~5월까지 화장품류 수출액은 39억6700만달러로 전년동기(33억3300만달러) 대비 19.02% 증가했다. 반면 중국 비중은 줄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류 수출액 중 중국 비중(1~4월 기준)은 25.9%다. 작년 전체 기준 32.8%에서 크게 감소했다. 반면 미국 비중은 작년 14.3%에서 올해 17.3%, 일본은 9.5%에서 10.3%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은 한국 화장품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4월 기준 미국 화장품 수입액(약 6억3000만달러)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약 1억3800만달러)은 22%로 1위다. 전년동월대비 43% 급증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기준으로 이미 한국은 프랑스 다음으로 미국의 최대 화장품 수입국이 됐다"며 "미국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며 국내 업체 수출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했다.

○"오프라인·스킨케어 품목 주목"


증권사들은 북미 지역의 급속 성장으로 중소 화장품주 실적 눈높이를 올려잡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는 중소 화장품주 14개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은 1억187억원으로 3개월 전 9614억원에서 5.96% 상향됐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최근 유통 채널이 확장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감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리콘투와 마녀공장 등이 미국 오프라인 유통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화장품의 높은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미국 오프라인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품목별로는 스킨케어 등 기초화장품 중심 업체들을 눈여겨 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기초화장용 제품류의 지난해 미국 시장 수출액은 5억5569만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3억2212만달러) 대비 72.5% 뛰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인이 한국인의 스킨케어 방법에 대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화장품을 주목하고 있다"며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한국 인디 화장품의 인기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