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뀌는 대토 방식…"주택 분양권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3기 신도시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민간임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사업장의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공사비 증액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후 2년이 지나도록 첫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물량이 전국에 1만6000여가구 있는데, 이 사업장들이 조속히 굴러가게 될지 주목된다. 앞으로 땅이나 현금이 아닌 주택 분양권으로 대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대책들이 다수 담겼다. 정부는 먼저 공공지원민간임대 리츠 사업의 공사비 조정 기준을 합리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민간제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택지공모 등 건설형 사업장(착공 전 기준)에서 공사비가 증액되면, 현재 사업경과기간과 통상변동분(연 3%)을 곱한 비율만큼이 차감된다.만약 공사비가 20% 올랐고 사업경과기간이 3년이라고 가정할 때, 실제 올릴 수 있는 공사비는 11%(20%-3년×3%)다. 국토부는 앞으로 사업경과기간에서 사업자 귀책이 없는 기간은 제외해주기로 했다. 문화재 발견으로 기간이 늘어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사업자 귀책이 없는 기간이 1년으로 인정되면, 14%(20%-2년×3%) 만큼 증액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착공 후 사업장의 공사비 조정도 한시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통상 민간임대리츠 사업을 할 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공사비가 확정된 다음, 착공을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여파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2년이 지나도록 착공을 못하고 있는 게 약 1만6000가구”라며 “(공사비 기준 합리화가)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에 더 많은 시공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현재는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 실적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는데, 5년간 300가구 이상으로 완화한다.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을 할 수 있는 업체 수가 310곳에서 410곳으로 100곳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대토보상 제도도 대거 바뀐다. 현재 대토 보상 방식으로 현금 보상, 채권 보상, 대토 보상(토지)만 존재한다. 국토부는 여기에 주택 분양권 보상도 추가하기로 했다. 주택 분양권은 기관추천 특별공급 물량 범위 안에서만 공급된다. 일각에서 토제를 제공한 원주민들이 죄다 분양권을 선택할 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유삼술 국토부 토지정책과장은 “3기 신도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주택 분양권 신청을 극단적으로 많게 계산하더라도, 전체 공급물량의 1%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토 보상은 당해 지역 부지로 제한돼 있다. 국토부는 동일 사업시행자의 다른 사업지역 미분양 물량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도 허용키로 했다.

예컨대 3기 신도시 토지 원주민이 용인 국가산업단지의 미분양 물량으로 보상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전매제한 규제로 인해 토지 보상권자의 자금이 장기간 동결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전매제한 종료시점도 4~5년 단축한다. 다만 투기를 막기 위해 전매 횟수는 1회로 제한한다. 보상권자가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엔, 해당 주택의 우선공급권을 부여한다.

도심 주택사업을 어렵게 하는 ‘손톱 밑 가시’도 제거한다. 역세권 공공분양 뉴홈이 용이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정비계획 변경절차를 간소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주민·지방의회 협의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생략토록 해, 기간을 3개월 가량 단축할 전망이다. 또한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공유지 재산관리청의 명시적 반대가 없을 경우, 사업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한다.지금은 2면 접도요건을 갖춰야 소규모 재개발 사업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일정 폭 이상 도로에 1면만 접해도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리츠 참여형 민간 도심복합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지 않아도 되는 부지확보 비율을 100%에서 75%로 완화한다. 도심복합사업의 광역교통시설 부담금도 일반 정비사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낮춘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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