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1위 GS, 배달의민족에 전격 입점

배민으로 모이는 SSM

GS더프레시, 퀵서비스로 배송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최근 합류

배민, 쿠팡과 장보기 시장 경쟁
1시간 배달 '로켓배송'보다 빨라

배민·쿠팡 음식배달서도 격전
배달의민족이 국내 슈퍼마켓 1위 GS더프레시 상품을 한 시간 이내에 가져다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이어 GS더프레시까지 국내 기업형슈퍼마켓(SSM) ‘빅4’ 중 롯데슈퍼를 제외한 3곳이 배달의민족에서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배달의민족은 자체 장보기 서비스 ‘B마트’와 이번에 구성한 ‘SSM 연합체’를 통해 쿠팡, 컬리가 장악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더프레시는 이달 배민스토어에 입점해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선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매장이 481곳에 달하는 GS더프레시는 시장점유율 1위 슈퍼마켓이다. 기존에는 GS리테일의 자체 모바일 앱 ‘우리동네GS’와 요기요의 ‘요마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배달해줬는데, 이번에 배달의민족까지 들어갔다.배달의민족은 온라인쇼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9년 B마트를 열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네 곳곳에 슈퍼마켓 크기의 소형 물류센터를 세우고 이곳에서 식품과 생활용품을 한 시간 이내에 배달해줬다. 쿠팡, 컬리의 새벽배송보다 더 빠르다는 장점을 앞세웠다. 이 전략은 성과를 내며 관련 매출이 2019년 511억원에서 지난해 6880억원으로 5년 만에 10배 이상 뛰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물류센터를 70여 곳까지 늘렸는데도 배달 지역과 상품 구색에 한계가 있었다. 쿠팡, 컬리와 비교하면 물류센터 규모가 훨씬 작은 데다 숫자를 확 늘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특성상 인구 밀집 지역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런 지역은 주민 민원이 많아 영업이 쉽지 않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작년 8월 배달의민족 내 ‘장보기·쇼핑’에 들어오면서 숨통이 트였다. 이 슈퍼 매장은 310여 곳으로 B마트 물류센터의 4배가 넘는다. 여기에 지난 10일부터는 매장 수가 252곳인 이마트 에브리데이까지 입점했다. 조만간 GS더프레시가 합세하면 국내 SSM 3개 체인이 배달의민족에 모인다. 이들 슈퍼 연합체 매장을 합하면 1000개가 넘는다.배달의민족이 장보기 시장을 공략한 것은 주력인 음식 배달 사업의 성장이 정체를 보이기 때문이다. 2019년 9조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2021년 25조원까지 불어난 뒤 최근 2년째 정체 상태다. 급등한 외식 물가, 늘어난 배달비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쿠팡까지 배달의민족을 위협했다.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697만 명으로 최근 1년 새 두 배나 뛰었다. 2180만 명인 배달의민족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장보기 시장에서 역으로 쿠팡과 경쟁에 나섰다. 특히 쿠팡이 장점으로 내세운 익일배송, 새벽배송을 넘어 한 시간 배달로 속도 면에서도 우위를 보인다.

안재광/라현진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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