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절개 않는 암수술 시대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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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엔도로보틱스 대표“피부 절개가 필요 없는 내시경 수술 시대를 본격 열겠습니다.”
복강경보다 후유증 적은 내시경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 '러브콜'
내년 미국 등 해외 진출 본격화
김병곤 엔도로보틱스 대표(사진)는 12일 “암수술까지 가능한 내시경으로 미국 등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내시경 수술 로봇 로보페라다. 내시경에 부착된 로봇팔을 움직여 수술하는 원리다. 다양한 각도에서 환부에 접근할 수 있어 초기 암 제거 수술도 가능하다. 용종을 떼내는 간단한 시술만 가능한 기존 내시경과는 차별된다.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소화기질환위크(DDW) 2024’에서 주목받았다. 김 대표는 “여러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고위 관계자들이 부스에 방문해 ‘차원이 다른 기술’이라고 극찬했다”고 전했다.
내시경 수술은 복강경 수술보다 장점이 많다. 소화기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기 때문에 피부를 절개할 필요가 없다. 흉터가 생기지 않고, 회복 기간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엔도로보틱스는 360도 움직임이 가능한 봉합용 로봇도 개발했다. 내시경 수술의 영역을 위장축소술, 절제술까지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더 안전한 수술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석·박사 과정을 거치며 고려대 의대 소화기내과 연구에 참여한 게 내시경 수술의 가능성을 알아채는 계기가 됐다. 당시 개복수술이 대부분이었는데 소화기관 질환은 내시경을 이용해 비침습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개발에 매달렸다.엔도로보틱스는 지난 4월 고려대 안암병원에 내시경 수술로봇을 공급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 80억~1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2026년께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엔도쿠봇이라는 내시경 시뮬레이터도 내놨다. 의료진이 내시경 실습 때 쓰는 실리콘 재질 인체 모형의 단점을 해결했다. 엔도쿠봇은 위와 장 조직에 있는 얇은 막을 구현했고 호흡이나 헛구역질을 하면 위, 장이 떨리는 기능도 적용했다. 김 대표는 “의료진이 막을 뚫지 않고 내시경을 삽입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며 “3개월 안에 세계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