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27편 들고…칸 대신 구미 온 'AI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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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국 첫 인공지능 영화제인공지능(AI) 및 메타버스 기술과 만난 영화·영상산업은 어떻게 변모할까. 이를 보여주는 전국 최초의 ‘AI·메타버스 영화제’가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다.
'메타버스 수도' 선언한 경북
美뉴포트비치시와 개최 협력
"문화·기술융합 영화제로 육성"
경상북도는 ‘2024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화제(GAMFF)’를 구미 금오산 잔디광장과 롯데시네마 2개 상영관,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갬프월드 등에서 연다고 12일 발표했다.경상북도는 2022년부터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선언했다. 25년간 영화제를 연 미국 뉴포트비치시와 국제 AI·메타버스 영화제 개최를 위해 협약을 맺고, 이를 준비했다. 지난 3월 국제 공모를 시작한 뒤 42개국에서 527개 작품이 접수됐다.
영화제 출품자들은 영화감독 16명, 연출감독 3명,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대표, 강원영상위원회, 동화작가 등 전문가가 많았고, 일반인도 있었다. 작품은 5분에서 90분까지 길이로 영화가 202편, 영상이 325편 제출됐다.
미국에서 출품한 ‘캣체이서’라는 작품은 AI 애니메이션 기술인 피카랩스를 이용해 제작한 5분짜리 영화다. 피카랩스는 텍스트 또는 이미지 프롬프트를 짧은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AI 동영상 생성기다. 18분 길이의 국내 영화 출품작인 ‘공존’은 AI를 주제로 한 일반 영화다. 명령 프롬프트에 영화의 서사, 분위기, 가사를 입력하면 배경음악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수노 AI 기술과 작품 주제, 내용 등 대본 초안 작성 시에 챗GPT를 활용했다. 우크라이나 동요를 모티브로 한 영상 작품인 룰라비(자장가)는 모든 영상이 신경망 그래픽을 사용해 제작됐다.이정우 경상북도 AI메타버스국장은 “AI와 챗GPT를 활용하면 일반인도 며칠 만에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전문가들도 AI와 메타버스가 바꿀 영화·영상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심사위원장인 이장호 영화감독은 “AI와 메타버스가 혼용되는 새로운 개념의 작품이 다양한 장르로 출품된 것을 보니 영화계의 변화를 느낀다”며 “새로운 환경 변화에 영화제의 방향성이 잘 맞춰졌다”고 평가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문화산업과 신기술이 융합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육성하는 한편 AI·메타버스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등 제조산업을 함께 육성해 21세기형 산업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