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최다 루타 1위' 최형우 "꾸준하게 잘 달려온 것 같아"

SSG전서 6루타 추가해 4천83루타로 이승엽 넘어 새 주인공
"기록엔 관심 없어…지금은 팀 승리가 더 기뻐"
2002년 10월 18일 부산 사직구장.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고졸 신인 선수 최형우(40·현 KIA 타이거즈)는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잡은 데뷔 첫 타석에서 첫 안타로 2루타를 만들어내며 개인 통산 첫 루타를 작성했다. 최형우가 2002년에 기록한 2개의 안타 중 하나였다.

최형우는 이듬해 단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고, 2004년엔 단 2경기 출전(무안타)에 그친 뒤 방출 명단에 올랐다.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최형우는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 이를 악물었고, 제대 후 삼성에 재입단해 프로야구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갔다. 2008년 삼성의 중심 타자로 성장한 최형우는 이후 큰 부침 없이 묵묵하게 제 역할을 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자기 자리를 지켰다.

꾸준한 선수 경력만큼 기록도 차곡차곡 쌓였다. 그는 지난해 이승엽 감독(1천498타점)을 제치고 프로야구 최초로 통산 1천500타점 고지를 밟았고, 최다 2루타(505개·12일 현재) 1위에 올랐다.

그리고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7회 3점 홈런을 포함 6타수 3안타 6타점을 올렸다.

총 6루타를 추가한 최형우는 통산 4천83루타로 이승엽(4천77루타) 두산 베어스 감독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2년의 세월을 관통해 작성한 소중한 기록이다.
경기 후 만난 최형우는 "특별한 것 없는 기록"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그저 꾸준하게 잘 달려온 것 같다.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한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꾸준함의 비결'을 묻는 말엔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라며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아프면 의미 없다.

주전 선수라면 1년에 130경기는 뛰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최다 루타와 관련한 질문에 계속되자 "사실 난 기록에 관심이 없다"며 "지금은 (기록에 욕심내던) 젊었을 때와 다르다.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더 기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차피 몇 년 뒤면 SSG 최정이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것"이라며 "기록보다는 팀 우승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형우는 마침 옆을 지나가던 이날 경기의 선발 투수 양현종을 가리키며 "쟤가 정말 대단하다"라며 "오늘 5실점이나 했는데,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주먹을 불끈 쥐면서 큰 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왜 그런 행동을 했냐고 물으니 경기 분위기가 SSG쪽으로 넘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랬다고 했다.

(개인 성적보다 팀을 위하는) 양현종의 깊은 마음을 전해 듣고 멋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최형우의 이야기엔 '팀 승리가 개인 기록보다 더 기쁘다'는 말의 진심이 담겨있었다.

마침 KIA는 이날 승리로 LG 트윈스를 끌어내리고 5일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최형우는 "1위에서 떨어질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모두가 절실하게 경험했을 것"이라며 "내일부터 다시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지나간 기록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