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소식에 상황 '급반전'…하루 만에 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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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호재" 방긋 웃은 기업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AP몰러-머스크, 하팍그로이드 등 글로벌 해운주가 급락했다. 그간 불안정한 홍해 상황으로 상승했던 운임이 안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달만에 휴전소식 '찬물'
홍해 리스크에 실적전망 높인 해운주
이·팔 휴전 급물살에 7% 이상 급락
후티 반군 공격에 화물선 운항 길어져
국제 운임 지수 1년8개월만에 최고치
UN서 이스라엘 찬성한 휴전 결의안 통과
美 "네타냐후 의지 확인"…하마스가 변수
11일(현지시간)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 주가는 덴마크 증시에서 전날보다 6.95% 내린 1만1445크로네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해운사 하팍그로이드 주가는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9.05% 하락한 162.9유로에 거래됐다. 중국 원양해운그룹(코스코쉬핑홀딩스)과 대만 양밍해운 주가도 10%가량 떨어졌다. 그간 해운업체들은 중동 분쟁의 수혜를 입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지속적으로 홍해를 오가는 상선을 공격했다. 해운사들은 홍해를 우회했다. 운항 거리가 늘어났고 운임은 치솟았다. 지난 7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184.87을 기록하며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머스크는 컨테이너 운임 강세를 감안해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가이던스를 기존 40억~60억달러에서 70억~90억달러로 상향했다. 하팍그로이드도 EBITDA 가이던스를 11억~33억달러에서 22억~33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이러한 '홍해 반사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날 시장을 강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전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작성한 휴전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5개 회원국 중 기권한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찬성했다. 네이트 에반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이 제안을 수락했고 안보리는 하마스도 똑같이 할 것을 촉구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하마스는 여성·노약자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 △남은 인질 석방 및 이스라엘 군의 완전한 철수 △가자지구 대규모 재건 계획 이행 세 단계로 휴전을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어젯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고 이 제안에 대한 그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 역시 휴전 제안을 하마스에 전달했으며, 답변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AP통신은 지하드 타하 하마스 대변인을 인용해 하마스가 휴전안에 대한 몇 가지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