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액면분할' 선언…시간외거래에서 주가 14% '쑥'

사진=REUTERS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이 호실적과 함께 '10대 1' 액면분할을 예고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14% 넘게 뛰었다. 브로드컴 주가가 1700달러를 넘긴 만큼 액면분할 후 유동성이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면서다.

12일(현지시간) 브로드컴은 장마감 후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0대1 비율로 액면분할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15일부터 액면분할한 가격에서 거래할 수 있다. 지난달 23일 엔비디아가 액면분할을 결정한 뒤 인공지능(AI) 관련주 중에서는 두 번째로 액면분할을 결정한 사례다.브로드컴의 2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124억9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 120억3000만 달러를 넘겼다. AI 관련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 전망치도 높아졌다. 회계연도(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 기준 2024년 AI 관련 칩 매출은 110억 달러를 예상해 기존 대비 10% 올려잡았다.

호실적과 액면분할 소식이 알려지면서 브로드컴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4.57% 뛰어 1713.37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잇달아 액면분할을 발표하면서 월가에서는 메타 역시 조만간 액면분할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형 IT 기업들인 '매그니피센트7' 종목 중에서는 메타만 유일하게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다. 메타 주가가 급등해 개인 투자자에겐 부담스러워진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메타는 올해 49.64% 오르면서 주당 500달러를 넘겼다.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ASML 역시 주가 급등으로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으로 꼽힌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48.37% 상승해 985.60유로(약 146만원)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가가 크게 오른 기술주에서 액면분할이 잇달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액면분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슈퍼마이크로, 넷플릭스, KLA 등을 꼽는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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