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8도 끄떡 없었다"…이통3사 재난 대비 매뉴얼은?

이통3사 재난 발생 대응체계 구축
매년 훈련 통해 통신상황 등 점검
사진 출처=챗GPT 4.0 제작
12일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두 차례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통신서비스엔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동통신 3사가 재해·재난 상황에서도 통신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본사 내 전담 조직을 설치해 대응한 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각 통신사는 천재지변·재해 등 재난 대응체계를 마련해 통신시설을 보호하고 있다. 이통3사는 전북 부안에서 오전과 오후 규모 4.8, 3.1의 지진이 발생하자 재난 대응체계를 활용해 인근 지역 서비스 제공 현황을 파악했다. 지진 직후 통신 관련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각 사는 실시간으로 통신상황을 점검했다.이통3사는 지진 등 재해에 대비해 방송 통신설비의 안전성·신뢰성, 통신규약에 관한 기술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통신장비를 수용하기 위해 건축하는 통신 국사와 전원설비, 부대설비 등이 포함되는 통신 설비의 경우 내진 설계 등급을 가장 높은 특등급 또는 1등급의 조건을 적용해 건축해야 한다.

이통3사와 SK브로드밴드는 매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훈련에서는 이동기지국 배치, 타 통신사 무선망을 이용하는 재난로밍, 재난와이파이 개방, 광케이블 복구 등 재난 대응 과정을 점검한다.
통신사들은 지진뿐 아니라 각종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본사에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 중이다. 지진감지센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이원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통신장애를 대비하고 있다.SK텔레콤은 2020년 기상청·경북대와 함께 자사 3000여 개 기지국과 대리점에 설치된 지진감지센서를 기상청 지진관측시스템과 연동했다. 24시간 지진감지센서로 진동 데이터와 기압 등을 관측하고 수집서버(EQMS)로 분류해 기상청에 제공되는 방식이다. 해당 시스템은 기상청의 지진관측시스템 데이터를 종합해 검증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 3000개였던 소형 지진감지센서를 전국 8000곳 이상으로 확대 설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위성과 소형 기지국을 결합한 긴급통신 기술을 개발해 산불 등 중대 재해 대응책을 마련했다. 해당 서비스는 차량형과 배낭형 2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유선 네트워크 백홀의 용량을 위성통신 기반 무선 백홀로 보완할 경우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산간 등의 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해진다.
KT 직원들이 27일 서울 충정로 KT 아현지사 앞에서 지난 24일 발생한 화재로 손상된 통신망을 복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KT는 2018년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에 따른 통신장애 사태와 2021년 부산지사 라우터(통신중개장치) 작업 오류에 따른 전국망 장애 등 두 차례 대형 통신 대란을 일으킨 만큼 통신망의 안정성에 주목했다. 이에 KT는 이달 국내 최초로 비수도권 지역인 부산에 인터넷 3센터를 구축했다.KT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재난, 정전 등으로 인해 수도권에 위치한 인터넷 1, 2 센터가 정상적으로 동작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주요한 인터넷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하기 위해 지어졌다. 인터넷 3센터는 비상 상황 시에는 DR(재난 복구) 센터로 동작하고 평소에는 수도권에 집중된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분산 처리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재난 상황실의 효율화를 위해 전국 7개 지역으로 흩어져 있던 '지역 재난상황실'을 마곡 사옥에 있는 '종합재난상황실'로 통합했다. LG유플러스는 사회적·자연적 재난에 대한 위기 관리시스템뿐 아니라 기업의 재난관리 전담 조직, 교육, 예산, 협력 체계까지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평촌메가센터 IDC의 경우 올해 1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재해경감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아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국사에서 진행된 안전한국훈련에서 통신 국사 등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직접 개발한 '스마트 배전반 감시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시스템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고, 배전반의 내부 과열·부분 방전을 감지해 알림으로써 전력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이통3사는 SK텔레콤의 경우 운용혁신팀, KT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인프라 운용혁신팀, 네트워크(NW)관제팀 등 통신 재난 관련 대응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이통3사는 통신 재난이 발생하면 정보통신 분야 재난관리 주관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우선 보고하며 과기정통부가 위기 경보를 발령해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기관에 전파하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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