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 반대한 국민연금에 유감 표명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왼쪽)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1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자신의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는 임종윤·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이사를 사내이사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남병호 헤링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다.국민연금은 임종윤 이사가 과거 한미약품 사내이사를 지낼 당시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표를 행사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사회 참석률이 직전 임기에 75% 미만이었던 후보에 대해선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임종윤 이사는 "당시 한미약품 이사회는 경영권 분쟁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사모펀드 측 인사들, 그리고 이들과 공조한 기존 이사진들이 장악하고 있었다"며 "이사회 멤버로서 한미약품의 의사결정을 공식적으로 비토, 즉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해 불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의 회사 조직을 사모펀드 라데팡스 측이 장악한 뒤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의사결정을 한다고 판단해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는 방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임 이사는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12년동안 지주사 각자 대표였던 본인은 사모펀드가 조직을 장악한 이후, 조직도 없이 배제됐다”며 “이후 2022년 3월 한미사이언스에서 일방적으로 재선임 불가 통보를 받았고, 대신 그 자리는 라데팡스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됐다”고 말한 바 있다.임종윤 이사는 지난 3월말로 한미약품 사내이사 임기가 종료된 상태다. 한미약품 이사회가 임종윤 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의 정기주주총회 상정을 결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국민연금이 자신의 이사회 참석률을 문제삼은 데 대해 임종윤 이사는 "국민연금에서 단순히 이사회 참석률만으로 주총 안건에 반대의견을 행사한다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자는 현 시대의 흐름에 오히려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신동국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과 남병호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졌다.다만 임종훈 이사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는 찬성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